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02) 교향시의 창시자 리스트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02) 교향시의 창시자 리스트
  • 최왕국
  • 승인 2019.10.2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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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최왕국 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동시대를 살다 간 두 거장 쇼팽과 리스트는 절친이기도 했지만, 라이벌이기도 했기에 호사가들의 비교 담화(談話)에 단골로 등장하곤 한다. 쇼팽이 피아노곡에 집중했다면 리스트는 피아노는 물론, 관현악 편곡에도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리스트는 수많은 관현악곡들을 작곡했으며, 또한 다른 작곡가들의 곡들을 관현악으로 편곡하는 일도 많이 했다.

리스트는 이러한 재능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관현악곡 양식을 개척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교향시(Symphonc Poem)'. 교향시란 문자 그대로 교향곡(Symphony)과 시(Poem)라는 두 형태가 결합된 개념이다. 좀 더 확대하자면 음악과 문학의 결합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교향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절대음악'과 '표제음악'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한데, 그 내용은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5편에서 소한 바 있다.

교향시가 지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1) 형식

기존 고전파 시대의 교향곡에 짙게 배어 있던 경직된 형식들을 과감하게 탈피하면서도 그것에 있던 기법들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 낸다.

2) 내용

음악이 가지고 있는 문학적인 감수성을 최대한 살려서 새로운 형식에 적용한다.

3) 결국 교향시란 음악이라는 고유의 예술 형태를 가지고 문학적인 감수성이 철철 넘치는 '음악시(音樂詩)'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리스트가 처음으로 제창한 '교향시'라는 장르는 이후 '리하르트 쉬트라우스 (Richard Struss, 1864~1949 독일)'라는 걸출한 작곡가에 의해 한층 더 세련되고 장대한 쟝르로 발전하였는데, 리스트나 쉬트라우스 모두 주로 문학이나 역사적 사건, 회화 등에서 영감을 얻어 그 내용들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음악을 전개하였다.

쉬트라우스의 교향시 중에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가장 유명한데, 그 내용은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77편에 자세히 나와 있다.

결국 교향시는 이전에 있던 '서곡(序曲)'이 한층 더 문학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발전된 결과물이며 표제음악의 정점이라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사실 표제가 붙은 관현악곡은 이미 이전에도 많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과 비발디의 '사계'. 그러나 이러한 작품들과 교향시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일단 형식적으로 단악장이었다는 것(이것은 서곡과 비슷함), 그리고 그 내용도 시적, 심리적, 서사적, 영웅적인 것들을 표현함에 있어서 개인적인 감정, 즉 '주관적인 표현'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주관적인 감정 표현'과 '자유로운 형식'을 따랐다는 것은 낭만주의 음악의 큰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오늘은 리스트의 교향시 4번 '오르페우스'를 소개하려 한다. 이 작품은 리스트가 지은 12개의 교향시 중 어떤 '인물'을 묘사한 '오르페우스', '타쏘', '프로메테우스', '마제파' 중 하나이다.

교향시 '오르페우스'1854년 리스트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이 공연은 바이마르 대공의 부인이며 리스트의 후원자였던 '마리아 파블로프나'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오르페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음유시인인데, '리라(Lyre)'라는 악기를 잘 다루었고, 노래를 특히 잘해서 사람은 물론 동식물들까지도 감동을 받을 정도였다고 한다.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체'가 독사에 물려 죽게 되자 오르페우스는 저승까지 가서 음악의 힘으로 저승의 문지기와 신들을 감동시켜 아내를 데리고 오는 것 까지는 허락을 받았는데, 절대로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여 결국 아내를 데려오지 못하고 슬픔에 빠져 비참한 인생을 마쳤다는 이야기다.

리스트는 이러한 서사시적인 내용을 주인공 '오르페우스'의 마음을 투영하여 음악으로 만들었다. 곡의 서두에는 '리라 연주의 천재'인 오르페우스를 상징하듯 하프 솔로를 배치하였고, 작품 곳곳에 주인공의 아름다운 음악과 슬픈 마음이 짙게 배어 있다.

참고로 리라는 고대 시대로부터 내려온 악기로서 성경에서는 '수금'이라고 부르며, '작은 하프'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 같다.

https://youtu.be/BEGXSOvnzy4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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