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공무원들 “체면 따윈 상관없다”...뜨거운 구직 활동
퇴직 공무원들 “체면 따윈 상관없다”...뜨거운 구직 활동
  • 이혜원 기자
  • 승인 2019.11.03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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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세대 대거 퇴직…눈에 띄게 늘어
원주시청, 서기관·과장 출신 자격증 취득
“기대수명 늘면서 70대 까지는 경제 주역”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노인 일자리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특히나 베이비부머세대(1958~1963)들이 대거 퇴직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이른바 젊은 노인, 액티브 시니어들의 구직활동이 더 없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전직 공무원들이 행정경험을 살려 취업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해 인생2막을 활짝 열어 제치는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원주소방서 예방안전과에는 시·군 사무관급 출신 공무원들이 여럿 근무하고 있다. 기사자격증 까지 소유하고 있는 H, J씨는 화재안전특별조사TF팀에 채용돼 안전관련 불법건축물과 소방시설 적법 설치 여부를 확인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곳에는 횡성군청 사무관 출신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한 인사는 “매월 300만원의 봉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체면 따위는 먼 옛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역시 사무관으로 퇴직한 S씨의 경우 퇴직 후 곧바로 소방안전관리사 자격증을 취득, 소방안전관리사를 파견하는 회사에 취업해 현재 단계동 대형 빌딩을 관리하고 있다. 앞서 동장으로 퇴임한 J씨도 퇴직 공무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소방안전관리사를 취득하고 현재는 수도권의 빌딩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직 공무원들의 ‘취업도전기’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B는 퇴직 후, G씨는 재직중 각각 공인중계사 자격증을 취득해 현재 사무실을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기관 출신의 한 인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인생 2막’을 펼치기 위해 주택관리사 시험을 준비중이다. 이처럼 퇴직 공무원들의 재취업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의약기술이 발전하면서 100세 시대를 맞아 70대 까지는 젊은 노인으로 분류돼 경제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년연장법이 시행돼 단계적으로 정년이 연장되는 등 기대수명, 건강수명이 점차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공직 경험 특성상 한 직장에서 30~40년 가까이 일한 특유의 성실함으로 이직률이 적은 점과 각종 민원과 법적인 부분을 훤히 꿰고 있어 일반 기업에서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과거 퇴직후 등산이나 취미활동만 하는등 뒷방 노인으로 취급됐지만 이제 스펙의 이점, 자격증 붐에 편승해 당당히 가정경제의 주역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한 퇴직 공무원은 공직 이외에 다른 분야에서 일할 기회가 쉽지 않았는데 요즘은 나이 제한이 없어지며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공무원들이 근래들어 많이 늘었다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대인관계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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