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놀러오기 좋은, 즐길 거리가 많은 도시 원주
[문화칼럼]놀러오기 좋은, 즐길 거리가 많은 도시 원주
  • 전영철
  • 승인 2019.12.08 2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영철(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장)
△전영철(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장)

원주시민들이 바라는 원주는 어떤 도시일까? 놀랍게도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도시가 아닌 놀러오기 좋은 도시, 즐길 거리가 많은 도시였다. 이 결과는 지난 109일 옛 원주여고 진달래관에서 열린 문화도시 의제를 설정하는 120인의 라운드테이블에서 나온 결과이다. 10대부터 70대까지 남녀비율이 반반이었던 이날 라운드테이블은 지역별로, 계층별로, 세대별로 골고루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 의미가 깊다고 할 것이다. 원주시가 시정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화관광제일도시와 궤를 같이 한다. 또한 지역이 이제 지역이 가지는 장소성과 자연환경을 지역주민 만이 아닌 외부에서 원주를 찾아오는 방문자와 함께 같이 공유하겠다는 환대(hospitality)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영학과 호텔경영학으로 유명한 미국의 코넬대학은 최근에 발간한 한 책에서 관광과 환대산업을 휴(), (), ()의 세 어절로 정리하고 있다. 정말 명확하다. 휴식, 힐링의 휴, 맛있는 음식이 있는 미, 즐거움이 있는 도시 즉 문화가 있는 도시 락으로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원주는 사실 놀러오기 좋은, 즐길 거리가 많은 도시라는 사실을 원주에 사는 지역주민이 아닌 외지 방문자들이 이미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단지 그 동안 도시이미지가 어떻든 군사도시 이미지가 강하게 억누르고 있고 다른 지역에 비해 도심에 수변공간이 없어서 보이는 현상도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에 30개 도시를 문화도시를 법정도시로 추진하고 관광분야에 있어서는 1개의 광역시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관광도시와 4개의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관광거점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원주시는 강원도가 중앙에 강원도의 후보도시 강릉, 양양과 함께 추천된 것으로 알고 있다. 광역시도 대구, 인천, 부산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국적으로는 기초지자체중에서 순천, 여수, 목포, 보령, 대천, 제천, 전주, 통영, 거제 등등 무려 21개 도시가 도전장을 냈다는 후문이다. 이 도시들은 한해 200억 원씩 5년 동안 1,000억원이 투여되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그런데 이 즈음에 메가 도시 서울의 관광정책을 보면 참 재미있다. 관광의 사회적 가치나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마을관광과 골목관광을 어떻게 추진할까 하는 담론을 서울관광재단이 고민하고 있다. 일상의 관광, 관광의 일상화 시대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원주는 원주천을 따라 고대부터 존재했던 도시이다. 그 만큼 역사적인 깊이와 인문적인 깊이가 있고 그 속에 엄청난 이야기와 치악산이라는 천혜의 자연과 남한강이라는 엄청난 메타포를 지닌 강을 옆에 두고 있는 도시이다. 뮤지엄 산과 박경리 선생의 토지문학은 어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문화자산이다.

이제 많은 공간들도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다. 그 공간을 이제 품격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으면 한다. 자연과 호흡하고 어린이들에게 영감을 줄수 있는 자연적인 소재로 문화예술놀이터도 만들고 건물 자체가 원주의 랜드마크가 되는 그런 도시였으면 좋겠다.

도시의 변화는 사실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한줄기 빛이 지나가는 섬광이기도하다. 우리 강원도의 탄광도시가 그랬고 KTX의 도입으로 간선철도로 전락한 도시들도 그렇다. 원주는 그런 도시에 비해 성장하는 도시였다. 하지만 이제는 외적성장보다 내적인 매력을 키우고 그것을 외부방문자와 함께 나누는 겸손한 환대도시였으면 좋겠다. 이미 시민들은 그런 도시를 ‘놀러오기 좋은, 즐길 거리가 많은 도시 원주’로 정의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