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1년 365일
[세상의 자막들]1년 365일
  • 임영석
  • 승인 2019.12.15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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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석<시인>
△임영석<시인>

사람마다 1년을 살아온 삶의 걸음을 뒤돌아보라면 다양한 삶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365일이란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졌다. 부자이건 가난하건 남자이건 여자이건 어린아이가 되었건 어른이 되었건 24시간 365일은 평등하게 주어졌다. 그 하루하루가 책처럼 생각하고 소중하게 읽어 온 사람이 있을 것이고, 일기장이라 생각하고 삶의 마음을 기록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어떤 이는 강물처럼 생각하고 강물을 따라 바다를 향했을 것이고, 어떤 이는 산이라 생각하고 더 높은 하늘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삶의 목표는 강을 따라나섰건 산을 향해 걸었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살아가는 과정보다는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동물의 세계를 보면 초식동물은 무리를 지어 살아간다. 이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육식동물은 큰 무리를 지어 살아갈 수가 없다. 모두 먹이 사슬의 구조 속에 자신의 영역을 지켜내지 못하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 멸종되는 동물이나 식물들은 새로운 병을 이겨내지 못하거나 먹잇감을 찾지 못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러한 구조를 보면 지금 우리가 겪는 인구 절감의 벽도 먹고살기 힘든 이유가 가장 큰 원인이 되기 때문이라 인식된다.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고 결혼을 했다고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가 아이를 키워낼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모두가 세상을 만들어 지배해 온 권력자들의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자연(환경)의 흐름을 지켜보는 일, 역사의 흐름을 지켜보는 일, 사람의 삶을 지켜보는 일, 동물의 삶을 지켜보는 일, 그 지켜보는 과정에서 변화가 발생되고 흐름이 바뀌고 있다면 커다란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고 여겨야 한다. 지구 역사 속에서 근대 100년은 그 변화의 속도나 변화의 방향이 다른 어느 시대보다도 두드러지게 크고 다양하게 변했다. 통신의 발달, 교통의 발달, 과학의 발달, 주거문화의 발달, 의료기술의 발달 등은 앞으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고 그 방법을 모색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이제 세상은 거미줄처럼 복잡한 세상으로 변해있다. 한 개인의 능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구조로 변해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세상을 살아갈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복잡해도 그 삶의 근원의 뿌리는 이 지구에 사람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고 있다. 1년 365일이란 시간이 변하지 않는 것은 이 우주의 질서가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이 지구를 살아온 시간이 1만년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태풍이 불거나 지진이 일어나는 이유는 이 지구가 제 몸을 지켜내기 위한 몸부림이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사람의 과학이 발달하고 건축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지구의 몸부림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그 위험을 피해 삶의 터전을 옮겨온 것이 인류의 역사다.

1년이란 시간에는 많은 부분들이 담겨 있다. 지구가 태양을 돌며 처음 제 자리에 찾아왔다는 의미도 있고, 새롭게 다시 첫걸음을 시작한다는 의미도 있다. 사람은 그 1년을 한 해가 다 갔다고 하고 한 해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또는 한 살 더 먹는다고 말한다. 사람에게 삶의 나이테는 지혜를 깨닫게 해 준다. 1년을 살았다는 것은 내 몸이 지구라는 커다란 별에 앉아 태양을 한 바퀴 돌고 왔다는 의미다. 지구라는 별이 유일하게 이 우주 공간에 생명이 살아간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한 살 나이만 더 먹는다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한 마디 말을 해 주고 싶다. 우린 지구별을 타고 태양을 한 바퀴 돌며 우주여행을 하고 왔다. 그래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해 보라는 것이다. 이유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유가 있어야 목적이 생긴다. 이 세상이 너무나 가혹하게 삶의 목적을 작게 만들고 있다고 본다.

1년 365일, 나는 우주여행을 하고 살았다. 무엇을 했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자, 나, 이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구에서 우주를 여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한 살 나이를 더 먹은 게 아니라 지구별을 타고 우주여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밤하늘 별 한 번 더 바라보라. 낮달 지나가는 하늘을 바라보자. 1년 365일, 그 책에는 아무도 읽지 않은 당신만 읽는 시간이라는 글씨를 읽으라고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는 것이다. 그 우주 공간을 바라보지 못하니 외로운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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