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1명 뿐인 원주고 펜싱부 존폐기로...동문들 “안타깝다”
선수 1명 뿐인 원주고 펜싱부 존폐기로...동문들 “안타깝다”
  • 신강현 기자
  • 승인 2019.12.13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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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페 선수 전무...플뢰레 선수 1명
에페 특화된 원주중 선수 타지역 진학
“선수수급 어려워 경기력 하락”
“체계적인 엘리트 교육 이뤄져야”

원주고등학교 펜싱부가 존폐 위기에 놓여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펜싱은 플뢰레, 에페 2종목이 있는데 원주고 펜싱부는 에페선수는 아예 없고, 플뢰레 선수 1명만 남아 체육관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애초 2명의 선수로 운영돼 왔지만 1명이 검객의 길을 포기하면서 1인 펜싱부로 전락했다. 그동안 원주고 펜싱부 진학코스였던 원주중학교에는 에페종목이, 단구중학교에는 플뢰레 종목이 각각 특화되어 있다. 그러나 원주고에 에페종목이 없자, 원주중학교 선수들은 자신들의 역량과 소질을 개발시켜 줄 지도자를 찾아 대도시로 떠나고 있는 것. 급기야 원주고는 지난 2017년부터 에페 종목을 폐지해 플뢰레만 육성하고 있다. 동문들은 1인 펜싱선수 마저 무너지면 원주고 펜싱부가 1964년 창단이후 55년 만에 펜싱 명가의 맥이 끊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원주고 관계자는 내년 단구중학교 플뢰레 선수 3명이 원주고 입학이 예정돼 있지만 이들 또한 타지로 떠나 버리거나 도중에 펜싱을 포기하는 선배들의 전철을 밟을 여지가 있다고 토로했다. 원주고 펜싱부는 지난 2003년 전국체육대회 단체 1, 이듬해 개최된 42회 전국남녀단체종별펜싱선수권대회 단체 2위 등 각종 전국대회에서 상위 성적을 기록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원주고 출신 선수는 국제대회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손영기 선수(34·대전도시공사)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3위를 차지하고 올해 세계 펜싱 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천하를 호령했다. 이 밖에 2017년 제98회 전국체전 단체 1위의 주역인 김민규(29·국군체육부대)선수와 2015년 제96회 전국체육대회 1위에 오른 한동진(34·성북구청)선수 등 걸출한 선수들을 배출해 냈다. 이처럼 원주고 펜싱부가 안타까운 지경으로 내몰리게 된 데는 얇은 선수층과 이로 인한 경쟁력 하락을 꼽을 수 있다. 원주고 관계자에 따르면 2012년 런던올림픽 펜싱 종목에서 첫 금메달이 나오면서 학생선수 저변확대에 유리한 대도시 학교들이 금빛 메달을 향해 저마다 장밋빛 미래를 품고 경쟁이라도 하듯 펜싱부 창단에 나섰다. 반면에 선수층이 얇았던 원주고 펜싱부는 서서히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의 타 지역 진학, 체육고 신설, 경기력 하락이 계속되면서 최근 5~6년 동안 원주고 펜싱부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원주고는 지난 2017년부터 강원도 펜싱협회 등에 초등학교 방과 후 활동에 펜싱종목을 개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펜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 선수 수급이 원할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펜싱협회는 묵묵부답이다. 원주고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좋은 성적이 나오기 힘들다선수 자체가 없는데다 외부에서 불러올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언제까지 펜싱부를 운영해야 하는지 회의가 들 때가 있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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