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문학인의 길
[세상의 자막들]문학인의 길
  • 임영석
  • 승인 2020.01.11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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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석<시인>
△임영석<시인>

나는 문학을 창작하는 창작인이기 때문에 문학의 행정을 잘 모른다. 그러나 간혹 문학 행정가와 문학을 창작하는 사람을 혼동하는 경우를 종종 느낀다. 며칠 전 모 시인과 만나 문학의 발전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첫째로 지역에 산발해 있는 문학상의 위상 정립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학적 성과에 대한 상인지, 문학적 행정에 대한 상인지 구분이 되지 않고 문학상을 주고 있다는 문제를 서로 교감하였다. 문학상은 좋은 작품을 선정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 상의 취지라고 본다. 그런데도 많은 문학상이 작품보다는 그 사람 약력 등을 더 거론하고, 특히 언론 보도도 작품을 보도하지 않고 작품상을 받는 사람에만 치중한다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언론에서도 작품을 게재하여 이러한 작품이 무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고 전달해 주는 기능을 해 주었으면 바라는 마음을 나누었다.

둘째로 지역 문인단체의 문학 활동이다. 문학 그 본질을 발전시키는 것은 문학 개개인의 노력이 선행되고, 그다음으로 문학단체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역량이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시 낭송, 북 콘서트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독자의 시선을 끌어낸다. 문학은 생각하는 사고력을 통해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예술이다. 때문에 때와 장소가 구분되지 않고 문학작품을 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한 정신세계를 발전시킨다는 것은 그만큼 개인의 정신세계가 구축된 사람이 문학단체를 이끌어 간다면 문학의 발전도 진일보될 것이다. 지역 문학 활동가들은 문학 행정과 문학창작자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자기 집단의 이해관계를 높이는 단체장으로 활동을 한다면 문학뿐 아니라 다른 장르의 예술도 크게 발전을 할 수 없다고 본다.

셋째로 문학인의 정신세계다. 아무리 행정적 지원이 풍부하여도 문학인의 정신세계가 빈곤하다면 함량 미달의 작품 세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함량 미달의 문학인이 문학의 권위를 높일 수는 없다. 그러나 현실은 어느 지역이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활동 역량보다는 권위를 앞세우는 활동에만 치중된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문학 단체장이 좋은 작품을 쓰는 창작자는 아니다. 때문에 문학 활동가들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문학의 발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먼저 활동해야 하는가를 설정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인터넷 시대다. 어떻게 문학의 발전을 모색해야 하는가를 인터넷 시대에 맞게 발전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본다.

문학 창작자와 행정가는 민주적이지 않고 독소적인 활동과 지원, 문학 행정은 없는지, 그렇게 문학 활동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문학 단체에게 지원되는 예산은 시민의 혈세다. 그 혈세를 문학인과 문학 단체에게 지원을 하면서 시민들이 그 문학적 취향의 정신을 인식하고 공유되도록 해야 한다. 과연 일반 시민들이 지원되는 혈세만큼 문학적 향수를 느끼고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문학단체 지원도 이제 과거의 행정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본다. 문학단체의 구성원의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창작의 질을 향상시키는 문학인을 중시해야 할 때라고 본다.

덧붙인다면 나는 많은 고민에 빠져있다. 대한민국의 시조문학 발전 방향의 문제점을 거론해 달라는 문예지의 청탁을 받고 주례사 같은 칭찬 일변의 문학 풍토를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과연 나는 지금까지 아웃사이더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잘못된 문학 풍토를 바꾸기 위해 노력을 하였는지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문학인이 자기 잘못의 문학 태도를 얼마나 바꾸려고 노력하는가를 생각해 본다.

참, 어려운 문제다. 토양을 바꾸는 것은 그 땅을 몽땅 탈바꿈 시키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문학의 정신은 삶의 정신이다. 그 지역, 그 나라, 그 민족의 정신을 강하게 키워내는 일이다. 하여 나는 나 스스로를 아픈 매를 들어 내리쳐본다. 그리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역의 문학이 더 발전되기를 바란다. 가치는 명예, 돈, 사랑, 권위를 버릴 때 높아진다고 했다. 문학인에게 문학의 가치는 문학인의 길을 바르게 걷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 길을 모든 문학인이 열심히 걸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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