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한의사들의 외침
예비 한의사들의 외침
  • 김세중
  • 승인 2015.10.11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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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123.jpg▲ 김세중회장<상지대 한의과대학 학생회>
 
 
상지대는 얼마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 D등급을 받았다. 한의과대학 교수님 한 분을 포함한 네 분의 교수님이 부당 중징계를 받게되었지만, 부끄럽게도 막연히 어른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2014년 8월 김문기씨가 총장으로 부임하고 이사회 및 주요 보직들을 본인의 하수인으로 채워 넣어 학교를 장악한 이후 학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급격하게 몰락했다. 1년 사이에 13억 원이나 되는 학생지원예산이 학생들과 상의도 없이 사라졌으며 교수님들의 복지수당과 연구비도 삭제되었다. 특히 오는 2017년까지 준비하여야 하는 한의대 인증평가 통과를 위한 분원 설립과 교수 충원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통과하지 못할 경우 국가고시 응시자격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당초 2015년 3월 완공예정이던 김문기씨 개인 소유의 강릉 건물은 2015년 10월 현재까지 완공이 되지 않고 있고, 심지어 아직까지 명의이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끊임없이 학교 본부를 압박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공허한 대답뿐이었다.

지난 6일 현재 상지대학교 8,000명의 학생들은 모두 22일째 수업거부 투쟁 중에 있다. 지난달 7일 한의대는 자체적으로 학생 총회를 열어 사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수업거부를 의결했다. 평소에 얘기를 잘 나누지 않던 학생들까지 직접 학생회실로 찾아와 현재 사태에 대해 물어보고 의견을 제시했다. 학생들의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에 힘입어 지금까지 네 번의 총회와 두 번의 분임토론, 4번의 설문조사가 이루어졌다. 단순히 대표자들만 하는 투쟁이 아닌 한의대 학생 전체가 함께하는 진짜 수업거부였다. 학생들은 유급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나 혼자만 수업에 들어가게 되면 나머지 다수의 학생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일념 하에 단결했다. 지금 이 시점까지 어떠한 수업에도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결과로 나타났다. 대표자로서 학생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정말 신기한 경험이기도 했다.

한의대 인증평가의 기준은 학교가 제대로 된 한의사를 키울 수 있는 최소한의 역량이 있는지를 보는 잣대이다. 지금의 학교 본부는 그 최소기준도 맞추지 못한 채 학생들을 방치하고 있고, 이 사회는 그런 학교 본부를 방치하고 있다. 학교와 교육의 주인인 학생들은 그래서 학교 본부와 이 사회에게 수업거부를 통해서 떳떳하게 큰 소리를 치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서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진 한의대에서 공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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