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09) 페르마타 이야기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09) 페르마타 이야기
  • 최왕국
  • 승인 2020.02.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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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최왕국 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악상기호 중 페르마타(fermata)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 말로는 ‘늘임표’ 또는 ‘마침표’ 등으로 불린다. 많은 악상 기호들이 그렇지만, 페르마타도 음표의 위에 놓일 때와 아래 놓일 때 그 모양이 위아래로 반전된다. (아래 그림 참조)

 

페르마타는 보통 세 가지의 용법이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① 늘임표 : 음표나 쉼표 위에 적으며 그 음을 실제 음가(音價)보다 2~3배 길게 연주한다.

② 코랄에서의 페르마타 : 마찬가지로 음표 위에 표기하며, ‘바하 코랄’이나 ‘찬송가’ 등 합창곡에서 한 악구(phrase)의 끝에 표기되어 한 단락의 마침을 나타내는 의미이며, 보통은 음의 길이를 늘이지 않고, 단지 숨표와 유사한 역할만을 한다.

③ 마침표 : D.C.(다 카포)나 D.S.(달 세뇨) 등 반복기호를 수행한 후 악곡이 끝을 맺을 때 쓰며, 겹세로줄 위에 적는다.

늘임표로서의 페르마타

늘임표로서의 페르마타는 크게 ‘지휘자의 재량에 따른 페르마타’와 ‘음악적으로 계산된 페르마타’로 나눌 수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이 두 가지의 경우가 모두 나오는 찬송가 289장의 유튜브 영상을 감상하며 설명하도록 하겠다.

전자의 경우, 지휘자가 필요 없는 독주나 중주라면 연주자들의 재량에 따라서 음을 늘이는 정도를 정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지휘자나 연주자들의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서 음표나 쉼표의 길이를 늘이는 것이므로 크게 언급할 내용은 없다.

https://youtu.be/qhnLNAlK3e0 (클릭)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문제는 후자의 경우이다.

음악적으로 계산된 페르마타라면 과연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여러 가지의 경우와 학설이 있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페르마타가 붙은 음부터 한 마디를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위 악보는 오늘 유튜브 영상의 후렴 부분인데, 첫째 줄 ‘주’(유튜브 동영상 0분42초)에 붙은 페르마타는 전자의 경우이며, 둘째 줄 ‘은’(0분58초)에 붙은 페르마타가 바로 후자의 경우이다.

이 경우 세 번째 박에 페르마타가 붙었으므로 그 음부터 마디가 새로 시작한다고 생각하여 정확하게 3배로 늘이면 된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신기한 것은 교회에서 부흥회 등을 할 때 박수를 치면서 찬송가를 부를 때 회중들은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도 페르마타가 나오면 ‘정확하게 계산된’ 페르마타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음악이론은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대중들의 음악적인 성향을 집대성한 것이라는 반증이다.

페르마타에 관한 한 가지 공식(?)이 있는데, 그것은 아래와 같다.

rit. a tempo

물론 항상 이 공식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rit.(점점 느리게)와 페르마타가 나온 후, 새로운 부분이 나오지 않고 곡이 끝날 때는 굳이 a tempo가 나올 필요가 없으며, rit.가 나온 후 페르마타를 거치지 않고 a tempo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재미있는 것은 페르마타는 그 모양이 눈(eye)처럼 생겨서 마치 “페르마타가 나오면 지휘자를 보라”는 사인(sign)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필자도 찬양대 지휘를 하다가 페르마타가 나오면 그러한 이야기를 가끔 하기도 한다.

페르마타는 다소 기계적으로 흐를 수 있는 박자와 템포의 진행을 잠시 멈추거나 늦춤으로써 악곡에 인간적인 감성을 더해 주는 효과가 있다.

한편 페르마타는 국가에 따라서 여러 가지 철자와 발음이 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fermata(페르마타), 독일에서는 Fermate(페르마테), 프랑스에서는 point d'orgue(푸언 도오그)라고 각각 쓰고 읽는다. 유럽 국가들의 발음을 한글로 표시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한계가 있음을 밝힌다.

오늘은 페르마타에 대하여 알아보았는데, 오늘 칼럼 중 등장한 ‘D.C.(다 카포)나 D.S.(달 세뇨)’ 등 반복기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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