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성과 여성이 함께 같은 속도로 걸어가야 하는 시대
[기고]남성과 여성이 함께 같은 속도로 걸어가야 하는 시대
  • 신성숙
  • 승인 2020.03.0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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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숙 [원주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신성숙 [원주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

1908년 3월 8일 미국 뉴욕의 섬유산업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작업장에서의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궐기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당시 노동자들은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 등을 요구하였다. 이후 UN은 1975년을 ‘세계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1977년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여성의 날’로 공식화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20년부터 나혜석, 박인덕 등이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왔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맥이 끊기다가 1985년부터 공식적으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8년 2월 20일 여성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양성평등 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2018년부터 3월 8일이 법정기념일인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되었다. 

세계여성의 날부터 미투운동까지 차별 없는 세상에서 살고자 하는 여성들의 움직임은 더욱 간절해지고 있다. 우리사회는 그동안 여성 인권향상과 차별 철폐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차별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인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남녀 임금격차, 여성기업, 임원 및 여성 국회의원 비율, 여성의 고등교육과 경제활동 참여, 유급·육아휴가 등을 종합적으로 점수화해 발표 한다. 매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에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꼴찌이다. 유리천장지수는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이 얼마나 두터운 지를 나타낸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은 50%에 가까운데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5% 미만이다. 

어렵사리 취업의 문을 통과해서 들어가 출산, 육아의 난관을 뚫어도 임원승진의 길이 막혀있는 가혹한 현실이다. 1999년 남녀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정되고 2001년 여성부가 출범하고 2008년 호주제가 폐지됐지만 여성들은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 학교,  직장, 가정할 것 없이 결정적인 순간이면 여자라는 꼬리표가 슬그머니 튀어나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가정과 학교에서는 성차별을 받고 자라왔고 직장에서는 유리천장에 부딪히고 결혼 후에는 독박육아를 하며 자신을 포기해야 하는 여성들의 삶이었다. 유리천장은 두껍고 작업 선택권에도 여전히 제약이 남아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안전한 삶을 살아야 할 권리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치 분야나 경제 활동 분야에도 많은 여성들이 노골적이거나 묵시적인 차별에 노출되어 있다. 임금격차, 고용불안, 경력단절 등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여성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절반의 존재다. 이제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같은 속도로 걸어가야 하는 시대이다. 양성평등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올 수 있도록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여성의 삶의 질을 높이고 양성평등을 앞당기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하며 여성의 무한한 가능성과 다양성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는 사회로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게 되길 바란다. 

그동안 남성중심의 사회구조와 남성이 권력과 권한의 대부분을 쥐고 있고 조금씩 나눠주는 입장이었는데 그것을 깨자. 혁신을 가져야 한다. 혁신의 땅에 있다. 왜곡되고 집중된 권력을 제대로 나누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고 남녀가 동등하고 평등하게 나아가야 할 필요성이다. 

원주시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매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조건에서 함께 조화롭게 발전한다는 취지에서 앞장서서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무의식중에 지나치고 있던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남성과 여성이 함께 같이 만들어가는 평등한 세상을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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