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만을 이용하는 원주역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충북선을 타고 마치 비포장 시골길같은 철길을 달렸고 오송에서는 다시 경부선으로 갈아 탔다. 온산에 물들기 시작한 고운 단풍에 취했고 낙동강변으로 펼쳐진 강과 가을의 조화에 모두들 마음을 설레게했다. 영화 국제시장도 함께 즐겼다. 파란 하늘을 지붕으로 하고 양쪽의 노란 색으로 곱게 물든 들판을 벽으로 거대한 터널을 지나가는 듯 환상의 철길여행이었다. 부산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은 북새통 관광이었다. 마침 자갈치축제까지 겹쳐 국내외 관광객이 시장통을 미어터지게 할 듯 했다. 부산항구의 바닷내를 양념으로 생선구이 꼼장어, 부산어묵, 회 등 입맛 땡기는 대로 점심을 해결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 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가요제 예심은 부산서 대전역까지 2시간여에 걸쳐 이뤄졌다. 40여명의 도전자들이 박건호선생의 노래로 갈고 닦은 기량을 뽐냈다. 이 칸 저칸에서 오락이 시작됐고 일부는 다목적실에 마련된 노래방에서 기차가 터져라고 노래와 춤을 채웠다. 처음 맛보는 이 특별한 기차는 박건호노래와 추억, 그리고 여행의 낭만을 가득 싣고 원주와 부산을 왕복해 달린 것이다. 그렇게 가요제 예심을 주제로 마련된 세계 최초, 대한민국 최초의 기차 여행은 막을 내렸다. 6시간의 탑승시간과 부산에서의 교통체증, 미흡했던 오락준비 등 여러 가지 부족함이 많았다.
하지만 노하우가 생겼으니 충분히 해결할 일들이다. 얻은 것도 많았다. 첫째, 원주가 낳은 불멸의 국민작사가 박건호선생을 더욱 널리 알리는 획기적 기회가 됐으며 선양사업에 새로운 동력을 찾게 됐다. 둘째, 원주시민들의 지역인물에 대한 선양 정신과 문화 사랑, 그리고 문화 콘텐츠에 대한 품격을 남겼다. 셋째, 자비 8만1천원씩을 내며 참여한데서 박건호선생과 그의 노래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원주문화를 아끼는 절절한 열망을 보여줬다. 7080박건호노래와 기차여행을 관통하는 추억과 낭만을 컨셉트로 기획된 이번 박건호노래와 함께한 부산행 가을기차여행은 참여한 시민 모두가 주인공이다. 지면을 통해 진심의 감사를 올린다. 끝으로 시월의 마지막밤인 31일 오후5시 따뚜공연장에서 열리는 2015박건호가요제에 많은 참석과 성원을 당부 드린다. 박건호선생을 그리워하는 가수 장은아 임수정 강승모씨가 출연한다. 박건호는 초특급 문화콘텐츠다. 불멸의 원주 문화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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