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자막들]코로나19, 그 이후(以後)가 중요하다
[세상의 자막들]코로나19, 그 이후(以後)가 중요하다
  • 임영석
  • 승인 2020.03.1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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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석<시인>
△임영석<시인>

사람이 살아 온 세상을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전쟁이 나거나 천재지변으로 사람이 멸망하지는 않았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 질병이 발생하여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 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어윈 W. 셔면 著, 장철훈 역자’의 ‘세상을 바꾼 12가지 질병’을 보면 다음과 같은 질병이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고 기술되어 있다.

〈포르피린증과 혈우병, 그들이 남긴 유산 / 아일랜드의 감자마름병 / 콜레라 / 손티를 남기는 괴물, 천연두 / 흑사병 / 매독 / 국민 전염병, 결핵 / 말라리아 / 황색의 천벌, 황열병 / 정복할 수 없는 주적, 인플루엔자 / 21세기의 흑사병,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 〉 이 세상을 바꾼 질병들이다. 지금까지 우리 역사는 이러한 질병을 이겨내기 위한 과학의 발전으로 안전한 삶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질병도 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또 다른 질병이 될지도 모른다. 질병을 이기는 백신을 개발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었다고 치더라도 코로나19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구축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가는 숙제로 남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면을 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아이들의 학습 방안을 학교에서만 교육한다는 방법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어디 교육뿐이겠는가. 교통, 종교, 보건, 일상생활 등의 모든 생활 방안이 시스템으로 구축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그간 먹고사는 문제에 치우친 나머지 질병에 대처하는 능력이나 학습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화장실에만 있는 세면대를 현관이나 출입문 쪽에 보조적으로 손을 씻게 하는 대안도 제시될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경험만큼 많이 배우는 것은 없다. 넘어져야 일어나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많은 값을 지불하고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질병과 싸우고 있다.

많은 예술가들은 자기 자신의 작품성을 완성하기 위해 목숨을 담보할 만큼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그런 예술가들이 훌륭한 작품을 세상에 남기고 떠난다. 예술가에게 생활의 고통은 예술혼의 질병이나 다름없다. 그 예술혼의 질병을 이겨내야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을 남긴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비슷비슷하다. 농사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고, 경제도 그렇고, 사람의 삶도 그렇다.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은 삶이라는 시를 다음과 같이 썼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 기쁨의 날은 결코 찾아오리라 /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 지나간 날은 모두 그리워만 진다.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도 현재는 슬픈 것이라 말했다. 슬픔은 이겨내고 극복해 내는 일이다. 코로나19라는 질병도 극복될 것이다. 그다음 지금 우리가 우왕좌왕하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고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그런 대책과 대안들을 수립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책을 펴는 공무원과 정책을 수립하는 정치인의 무능함을 또다시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이번 코로나19 질병에 마스크 공급 하나로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어떠한지 잘 보았을 것이다. 언론의 역할은 그런 시스템이 작동되는지 점검하는 역할이다. 코로나19라는 질병이 극복된 이후가 그래서 더 중요하다. 지금처럼 또다시 사회적 문제가 반복된다면 우리가 치르는 사회적 비용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또 다른 코로나19가 발생 시, 사회적 손실이 최소화되는 시스템 보완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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