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12) 외로운 양치기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12) 외로운 양치기
  • 최왕국
  • 승인 2020.03.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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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최왕국 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학자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구상에 존재하거나 존재했던 음악의 수는 대략 4억 곡쯤 된다고 추산한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라는 성경말씀도 있지만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갈망하며 산다.

그래서 그런지 예로부터 지금까지 인류는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악기를 개발해 왔다.

플룻 계열의 목관악기만 하더라도 flute과 Alto flute, piccolo flute은 기본이고, 리코오더에, 오카리나에 팬플룻까지 다양한 악기들이 있다. 거기다가 각 나라의 민속악기까지 합하면 어마어마한 수가 된다. 

우리나라의 민속 악기들 중 이에 해당하는 악기로는 대금, 소금, 단소, 퉁소 등이 있다.

컴퓨터음악에 쓰이는 가상악기들의 음색 목록을 보면, ‘Flute’계열의 악기들은 보통 ‘목관악기’라는 대분류(大分類) 아래, ‘pipe’라는 중분류(中分類)명을 사용한다.

좀 더 학술적으로 말하자면, 전체 악기는 금관악기, 목관악기, 타악기, 현악기, 건반악기 등의 대분류로 나뉘며, 목관악기는 다시 겹리드 악기와 ‘ 홑리드 악기, 그리고 ‘리드 없는 악기’의 중분류로 나뉘게 되는데, 그 중 ‘無리드 악기’가 바로 ‘파이프 계열의 악기’인 것이다.

참고로 겹리드 악기로는 ‘오보에’와 ‘바순’, ‘잉글리시 혼’ 등이 있고, 홑리드 악기로는 ‘클라리넷’과 ‘색소폰’ 등이 있다. 우리나라 민속 악기에는 겹리드 악기로 ‘피리’가 있다. 리드는 갈대(reed)로 만드는데, 서양 악기에서는 ‘리드’라고 부르지만 피리에서는 ‘서’라고 부른다.

이 부류의 악기들은 바람이 지나가며 무언가 날카로운 장애물에 의하여 바람의 흐름이 살짝 막혔다가 진행되거나 갈라질 때 나는 소리다.
쉬운 말로 ‘바람을 가르는 소리’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휘파람이라든지, 바람이 불다가 나무를 만나 갈라지며 나는 소리,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소리, 싸리나뭇가지로 허공을 가를 때 나는 소리 같은 것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렇게 많은 파이프 계열의 악기들 중에서도 ‘팬플룻(pan flute)’이라는 악기의 소리는 우수에 젖은 듯한 음색으로 많은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팬플룻은 ‘팬파이프(pan pipe)’라고도 하는데, 길이가 다른 여러개의 대나무를 엮어서 높이가 다른 소리를 낼 수 있게 만든 악기다.(연주 동영상 참조)

맑으면서도 살짝 허스키한듯한 보이스가 듣는 이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팬플룻은 오카리나와 함께 전국적으로 많은 동호회가 결성되어 있다. 

오늘 감상하실 곡은 ‘외로운 양치기(제임스 라스트 작곡)’이다. 이 곡은 영화 ‘킬빌’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되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한 곡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연주 동영상은 두 개인데, 위의 것은 ‘영혼을 노래하는 인디오’란 별명을 가진 레오 로하스 (Leo Rojas)가 연주한 것이며, 아래의 것은 설명이 필요없는 전설의 팬플룻 연주자 게오르그 장피르(Gheorghe Zamfir)가 연주한 동영상이다. 

전자는 파퓰러한 반주이며 후자는 클래시컬한 반주로 되어 있지만, 분위기는 매우 흡사하다.

https://youtu.be/uOIHHMnI_Ig  (로하스 연주 ‘외로운 양치기’)

△[외로운 양치기 (로하스 연주)]
△[외로운 양치기 (로하스 연주)]

 

https://youtu.be/orL-w2QBiN8  (장피르 연주 ‘외로운 양치기’)

△[외로운 양치기 (장피르 연주)]
△[외로운 양치기 (장피르 연주)]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정말 소름 끼치도록 아름답고 감성적인 멜로디가 아닐 수 없다. 혹시 이 멜로디를 팬플룻이 아닌 다른 악기로 연주했다면 어땠을까? 과연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었을까?

실제로 유튜브에 찾아 보면 ‘외로운 양치기’의 오카리나 연주 버전을 비롯하여, 트럼펫, 하모니카, 피아노, 기타 등의 연주 동영상이 있다. 원곡의 멜로디가 워낙 훌륭하기 때문에 다른 악기로 해도 감동적이긴 하지만, 역시 팬플룻의 우수에 젖은 듯한 매혹적인 소리에는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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