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 옹골찬 후보, 과연 누구인가?
[비로봉에서] 옹골찬 후보, 과연 누구인가?
  • 심규정<원주신문 발행인.편집인>
  • 승인 2020.03.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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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원주갑 선거구 민주당 이광재·통합당 박정하·무소속 권성중 후보, 원주을 선거구 민주당 송기헌·통합당 이강후·민중당 이승재 후보
△좌로부터 원주갑 선거구 민주당 이광재·통합당 박정하·무소속 권성중 후보, 원주을 선거구 민주당 송기헌·통합당 이강후·민중당 이승재 후보

4·15총선이 종반전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즈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 유권자들은 후보의 정책을 알고 싶어 한다. 그들의 지향점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지금 여당은 ‘야당 심판론’,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내걸었다. 이와 더불어 각종 공약을 쏟아 놓고 있다. 그러나 원주갑·을 후보들의 공약을 지켜보는 유권자들의 온도 차는 극명해 보인다.

 실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를 소개한다. 여·야는 지난 19일 1시간 간격으로 시청 브리핑룸 연단에 올랐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쪽은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공약을 제시할 것으로 생각했다. 박정하(원주갑)후보는 이미 출마선언을 했고, 이강후(원주을)후보는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그런데 두 후보는 공약을 발표하지 않은 채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민주당 후보들은 17, 19일 포함 두 차례 공약을 발표했다는 점을 한 기자가 지적하자, 되돌아온 답은 “준비해서 조만간 설명 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 기자들의 쑥덕거림이 나왔다. 하루 뒤 이강후 예비후보가 치매의 조기진단 및 예방·관리·치료를 위한 ‘원주 유전체 분석 치매센터 설립’을 공약으로 제시했을 뿐이다.

물론 두 후보는 지역사회에서 화려한 스펙, 특히 박정하 후보는 지역의 미래를 짊어질 정치인으로 거듭날 것이다. 허나 여태까지 지역의 일상이익을 챙기는 미시공약부터 매머드급 사업인 거시공약까지 소개된 게 없는 것은 유감이다. 이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공약이 소개되지 않는 것은 아직도 숙성 과정을 거치고 있거나, 민주당이 먼저 치고 나가자 중복되는 공약을 수정·보완하거나, 준비하는데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진단한다. ‘정권 심판론’ 프레임에 올인한 나머지 지역개발 공약이 뒷전으로 밀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돈다.  

그러나 민주당 이광재(원주갑)·송기헌(원주을)후보는 달랐다. 지난주 화·목요일 공동 공약을 발표했다. ‘혁신도시,기업도시 활성화 방안’과 ‘군(軍)+산(産)복합도시 조성’에 힘쓰겠다며 현안 진단과 함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앞으로 3차례 공약 발표회가 더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문기관이 내놓은 용역 결과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했다. 마치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물려 전진하는 것처럼 말이다.

 촘촘하고 다층적인 공약은 선거라는 설득의 공간에서 국민에게 허락받고 선택되는 것이다. 시대 흐름에 대한 후보들의 통찰력과 혜안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지금 지역에는 국비 지원이 필요한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수두룩하다. 이 사업들이 마무리되면 원주시민들은 아마 상전벽해(桑田碧海)에 가까운 변화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역대급 불청객’ 코로나19로 최악의 경영난에 허덕이는 소상공인, 빠뜻한 살림살이에 깊게 파인 얼굴 주름이 펴지지 않는 주부들, 선출직들과 떼래야 뗄 수 없는 공직사회는 후보들의 공약 스펙트럼을 보고 싶어한다. 후보들이 그동안 담금질한 내공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후보들에 대한 호불호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권력 밸런스’(저자 이종수 교수)라는 책에서는 이렇게 강조했다. “성공한 지도자들은 국민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국민의 마음속에서 이상적인 꿈을 꺼내 보다 높은 비전과 꿈을 향해 나가게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이번 주는 여·야 정책대결의 백미가 될 것이다. 유권자들에게는 후보 선택의 가늠자가 될 것이다. 긴 안목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후보가 과연 누구인지 꼼꼼히 따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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