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언
[기고]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언
  • 하석균
  • 승인 2020.03.29 2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사태와 마스크 대란, 약국의 공적 역할
△하석균 [송호대학교 간호학과 겸임교수]
△하석균 [송호대학교 간호학과 겸임교수]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 2020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025년 전후 또 어떤 신종바이러스가 확산될까?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코로나19로 3번째 팬데믹 선언을 했습니다. 팬데믹은 세계보건기구가 위험에 따른 6단계 분류 중 최고 경고 등급을 말하며 우리말로는 ‘감염병 세계적 유행’입니다. 원주시에는 마지막 확진 환자 발생 후 2주일이 지나도 더 이상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어 코로나19 확산 방지 총력대응은 전국 지자체에서 최고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 

과거 감염병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갑작스러운 재난은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어 놓고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럴 때 보건의료인의 역할은 그 어느때 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생하고 있는 원주시 보건소 직원분들과 의약단체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 두 달이 더 지났지만, 주요 감염 경로 중의 하나인 침방울의 예방 수단인 마스크 대란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한 약국 앞 긴 줄을 보며 어르신 말씀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온 몸으로 경험 중이라고 하십니다.

처음부터 손 씻기나 면 마스크보다 KF 80·94 마스크만 강조한 정부의 모호한 지침은 시민들의 불안감과 혼란은 물론, 수천 톤의 마스크를 중국에 수출하여 마스크가 부족해 생산량을 늘리는 등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마스크 대란 위기를 가져왔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된 상황에서는 감염자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기에 마스크를 안 쓰는 것은 위험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도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건강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 시 증상이 약할 순 있어도 감염이 안 된다는 의학적 근거도 없습니다.

결국 감염에 대한 불안으로 너도나도 마스크를 쓰다 보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재난 상황에서 예방·구호·상담 등에 가장 접근성이 높은 약국을 1차 보건 의료기관으로 인정, 공적 마스크 90% 이상 약국을 통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약국은 수해, 산불, 메르스 사태 등 재난 상황에서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한 지원 및 구호 활동의 체계적·전문적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등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약사회는 1차 약국 행동지침 및 감염 예방 교육 등 발 빠르게 움직였으며 약국 수진자 조회 시스템을 최대한 이력에 활용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로 약국이 감염병 감시와 예방기능 강화, 가장 적합한 1차 보건의료기관으로서 공적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마스크 판매 이력 시스템을 전산 기초로 약국에서 일주일에 1인당 2매씩 구매할 수 있는 출생연도에 따른 요일별 마스크 5부제 판매를  현재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코로나19 사태 초반 마스크 수요에 따른 공급에만 치중했던 정부가 모든 사람들에게 마스크 구입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도록 하기 위한 정책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며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을 위한 신분증 제출, 인적사항 확인 작업은 기존 약사들의 역할인 처방약 조제와 복약지도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했습니다. 이로 인해 마스크를 제때 구매하지 못한 주민들과 갈등, 욕설, 협박 등 많은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약국은 환자들이 병원 진료 전에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으로 지역 주민과 문턱이 낮고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부에서 약국을 공적 마스크 주요 유통처로 삼은 이유도 전국에 2만 4,000개가 넘는 약국과 심사평가원을 통한 수요자 관리가 가능한 점 때문입니다. 약국에 공적인 기능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앞으로 몇 년 후 코로나 19와 같은 감염병은 또 유행할 수 있어 국가 차원의 비상용 의약품 목록개발과 재난 상황 시 대응을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합니다. 약국은 단순히 마스크를 사고 파는 곳이 아니라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보건의료기관으로서 감염병 예방과 대응에 공적 역할을 통해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