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13) 스캣송 이야기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13) 스캣송 이야기
  • 최왕국
  • 승인 2020.04.0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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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최왕국 작곡가/원주고, 한양음대〉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혜린의 테마’로 인용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6개의 소나타 op.3 no.6’의 ‘스캣송’ 버전을 잠깐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본 칼럼 106회 참조), 오늘은 스캣송의 대명사라고 불리우는 프랑스 출신의 전설적인 미성(美聲)의 가수 ‘다니엘 리까리(Daniel Licari)’와 이탈리아 출신의 파워플한 스캣 소프라노 ‘이브 브레너(Eve Brenner)’를 중심으로 스캣송에 대한 본격적인 소개를 하고자 한다.

스캣송이란 가수가 가사 없이 “두두두, 아아아, 나나나, 라라라, 루루루, 우우우” 등의 발음으로 노래하는 것을 말한다. 즉 목소리를 악기처럼 구사하여 연주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가창력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꼭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원래 악기라는 것은 사람의 목소리를 보충하거나, 사람 목소리로 연주하기 힘든 멜로디 라인(예컨대 음역이 매우 높거나 낮은 선율, 엄청나게 빠른 16분음표나 32분음표 음형)을 연주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런데 스캣송은 이렇게 까다로운 멜로디들을 목소리로 연주하는 것이니 웬만한 가창력으로는 표현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물론 느리고 서정적이며 쉬운 멜로디를 스캣으로 부르는 경우도 흔하게 있지만 이 경우에도 가사가 전달해 주는 서정성을 접고 들어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수의 엄청난 감성이 필요하다.

스캣송은 재즈에서 나온 창법이라고 하며,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재즈의 대부라고 불리우는 ‘루이 암스트롱’의 실수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트럼펫 연주자였던 그는 보컬리스트로도 맹활약했는데, 하루는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던 중 실수로 악보를 떨어뜨리게 되었다. 그러자 가사를 외우지 못했던 그가 재치를 발휘하여 즉흥적으로 ‘두비두, 두밥바’등의 별 의미가 없는 가사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것을 들은 사람들이 오히려 가사가 있는 것보다 그게 더 좋다는 반응을 보였고, 그 이후로는 일부러 그런 식으로 노래를 부르곤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늘 감상하실 곡은 ‘다니엘 리까리’의 ‘목소리를 위한 협주곡’과 ‘이브 브레너’의 ‘강가의 아침’이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소리의 소유자인 다니엘 리까리와 야성적이며 파워플한 이브 브레너의 특징이 대조를 이룬다.

다니엘 리까리는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스캣송’의 대명사이며 ‘목소리를 위한 협주곡’ 외에도 그가 부른 수많은 곡들이 팬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면 관계상 한 곡만 소개하기가 애석할 정도이다.

‘천상의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는 다니엘 리까리는 매우 빠르고 복잡한 화성진행을 동반한 어려운 프레이즈(phrase ; 악구)도 마치 하늘하늘한 잠자리의 속 날개처럼 부드럽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스캣송의 천재이다.

또 다른 스캣송의 천재 ‘이브 브레너’는 “신이 내린 가장 아름다운 인간 악기”라는 평론가들의 찬사를 자아낸 가수로서 어마어마한 파워를 뿜어내는 스캣송의 대가이다. 

오늘 들으실 ‘강가의 아침’만 하더라도 시작 부분부터 엄청난 고음역의 소리를 마치 ‘톱 연주’처럼 부드럽게 연주한다. 요즘 흔히 쓰는 표현을 빌자면 정말 ‘소오름 돋는’ 가창력이다. 아름다운 목소리는 기본 장착!!

만물이 소생하는 봄.
비록 코로나로 인하여 지구촌 전체가 어렵고 힘들지만 겨울이 봄을 이길 수 없듯, 코로나도 빠른 시일내에 종식될 것이라 믿으며, 이 두 가수의 스캣송을 감상하며 봄의 기운을 만끽하시기 바라는 마음이다.

 

https://youtu.be/PC39FcqgwFQ  (다니엘 리까리 ‘목소리를 위한 협주곡’)

△다니엘 리까리 ‘목소리를 위한 협주곡‘
△다니엘 리까리 ‘목소리를 위한 협주곡‘

 

https://youtu.be/tex3mG3Z58c  (이브 브레너 ‘강가의 아침’)

△이브 브레너 ‘강가의 아침‘
△이브 브레너 ‘강가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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