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일시정지 속에서 포스트 코로나혁명이 시작되었다
[문화칼럼]일시정지 속에서 포스트 코로나혁명이 시작되었다
  • 전영철
  • 승인 2020.04.05 2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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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 소장]
△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 소장]

일시적일 것이라 생각했던 일시정지가 길어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총선국면에 접어들었고 사회분위기를 따라 과거의 정쟁보다는 정책선거의 조짐이 우리 도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은 퍽이나 다행이란 생각이다. 바쁘게 흘렀던 시간만큼이나 천천히 깊게 바라보고 생각하는 흐름은 많은 것을 공부하게 한다.

견고하게만 느껴졌던 제도권 교육이 어쩔 수 없는 사이버교육의 도입으로 학교 브랜드보다는 강의의 품질, 다양한 정보의 흡수 등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의 방법이 이제는 시간과 장소, 국경을 초월해 일어날 것이다. 제도권교육의 마지막 보루였던 인성교육에 대한 판단만이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신뢰와 윤리 때문에 미뤄졌던 재택근무와 원격근무 역시 이번 질병사태를 계기로 급격히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도 대혁명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에 비판이 아닌 비난의 논조가 강했던 우리의 언론도 다른 나라의 언론보도를 보고 태도를 바꾸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면 마스크를 바느질로 만드는 방법을 기사로 내보낼 정도로 거시적인 시각과 미시적인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을 포기한 일본은 이제 우리가 겪었던 마스크 혼란기로 접어들었다. 보름 뒤부터 재사용 면 마스크를 심각한 대도시부터 1가구당 2매씩만 우정국을 통해 배급하겠다고 하니 일본 네티즌들이 난리가 났다.

서쪽 끝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는 자칭 문화올림픽의 도시라고 칭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준 8월의 4대축제를 과감히 취소했다. 1947년 세계2차 대전의 폐허 속에서 스코틀랜드만의 정서를 바탕으로 축제를 통해 인간성회복을 내걸었던 축제는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해도 거르지 않고 개최되었지만 질병의 위험 앞에 손을 들고 말았다. 다만 그들이 축제를 포기하지만 내년을 약속하며 보내고 있는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린지페스티벌 집행위원장 맥카시는 “문화는 한계상황에서 최상의 것을 이끌어 낸다. 그것은 소외계층에게 목소리를 내게 하고,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과 형성, 재구성하게 하고 결정적으로 통합시키는 역할을 한다. 에든버러의 축제는 인류정신을 꽃 피우기 위해 존재해 왔으며, 이 전대미문의 세계적인 비상사태에 직면하여 지금 이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지역경제활성화에 목멘 우리의 축제에 대한 가치부여와 다른 결이 흐르고 있음을 행간을 통해 읽으셨을 것이다.

이처럼 전 지구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19는 국가 간의 국민성, 정치체제, 경제시스템에 따라 다양하게 대응하며 이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이렇게 동시에 멈추어 서고 동시에 인류와 자연, 그리고 삶의 방식에 대해 성찰할 기회가 또 있었겠는가?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세계적인 리더십은 다시 한번 변화를 가져갈 것이고 한국은 문화리더십과 적절한 한국의 경제력, 한국식 민주주의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다.

다시 원주로 돌아와 보자. 이번 21대 총선에서부터 원주의 미래로의 도전이 시작될 듯하다. 정책대결과 과거의 잘못에 대해 솔직히 시인하고 앞으로의 대안을 제시하는 후보들의 토론에서 지리한 정쟁의 종말을 기대하게 한다. 도시에서의 삶의 질, 도시의 브랜드 가치, 일자리, 교육을 통한 삶의 개선, 문화적인 원주스타일의 삶 등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듯하다. 코로나혁명의 큰 지각변동의 시기에 이 선거는 시민 모두에게 자신과 가족, 우리 도시, 국가를 위해 중요한 참여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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