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황삼연 作 / 그랬다
[시가 있는 아침]황삼연 作 / 그랬다
  • 임영석
  • 승인 2020.04.26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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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황삼연 作

 

바람이 그랬다
씨 하나 맺으려고

강물이 그랬다
돌 하나 다듬으려고

세월도
무장 그랬다
사람 하나 세우려고

 

황삼연 시조집 ‘숲과 하늘’, ‘고요아침’에서

 

 

눈이 있고 귀가 있고 입이 있이 온전한 사람도 세상을 살아가기가 힘들다. 하물며 가만히 서 있는 나무나 돌은 어떻게 이 세상에 남아 있을까 싶다. 황삼연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바탕에는 씨를 맺는 것들은 바람에 의지를 하고, 돌처럼 단단한 것을 다듬는 것은 강물에 의지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세월에 의지하기 위해 사람은 무장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바라보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고 버텨내는 일이 이렇게 각각 다 다르다. 사람을 다루는 일이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초, 중, 고, 대학을 가르쳐 놓아도 밥벌이가 안된다고 하고, 사람이 안되었다고 하고, 사람 구실을 못한다고 한다. 그럼 그 과정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가 있을 것이다. 어느 특정한 한 부분의 잘못 때문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평생 책 한 줄 안 읽어도 잘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수많은 책을 읽어도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듯 보이는 돌은 여기저기 굴러다녀도 아무 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탑으로 쌓여 있는 돌은 모난 곳 하나만 잘못되어도 세상이 뒤집혀 있다고 바라본다. 보고 느끼는 의식의 차이 때문이다. 돌과 보석을 보는 마음은 애초에 없었을 것이다. 욕심과 욕망을 채우고부터 돌과 보석이 구분 지어졌을 것이다. 무엇을 바라보고 느끼는 가치, 그것을 어떻게 허물어야 마음 편하게 잘 살아가는지 그게 문제다. 요즘 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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