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시의원들, 재난지원금 공세...어설픈 ‘백 테클’
미래통합당 시의원들, 재난지원금 공세...어설픈 ‘백 테클’
  • 심규정 기자
  • 승인 2020.05.24 2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초 계획대로 10만 원 지급하라”
시 ‘보조금 지급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결정
시민들 “시의회 심사통과 됐는데, 전형적인 발목잡기”
△사진=정부 긴급재난지원금 공식 홈페이지
△사진=정부 긴급재난지원금 공식 홈페이지

원주시 재난지원금이 1인당 10만 원이냐, 8만 원이냐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수혜자인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피장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통합당 시의원들이 자신들이 시의회 예산심사에 참여하고도 뒤늦게 문제 삼고 나선 배경에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원주시의회와 시에 따르면 시는 내달 1일부터 1인당 8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시는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이같은 지원액은 당초 원 시장이 발표한 10만 원 보다 2만 원이 적은 금액이다. 이와 관련, 원주시의회 미래통합당 의원 7명은 지난 18일 오전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 시장은 국회의원 선거 전인 3월 25일과 4월 6일 의회 동의도 없이 10만 원씩 지급한다고 약속하고 선거가 끝나자 8만 원으로 축소 조정한다고 일방적으로 밝혔다”며 “원주시는 겨우 10만 원 주고 그 중에서 또 2만 원을 뺏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원주시 올해 당장 급하지 않은 예산에서 절약해 확보하거나 재난안전기금과 예비비에서 전용도 가능하다”며 “원 시장은 처음 약속한 대로 10만 원씩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미래통합당 시의원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원주시는 말도 안된다며 펄쩍 뛰고 있다. 원주시의 긴급재난지원금이 10만 원에서 8만 원으로 축소된 것은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100만 원 지급결정을 내리면서 지원금을 정부-지자체 매칭으로 할 수 있도록 한 ‘보조금 지급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 194개 시·군·구가 매칭에 의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도내에서는 16개 시·군이 여기에 따르고 있다. 결국 원주시처럼 정부와 긴급지원금을 매칭한 자치단체는 정부 매칭비율을 제외한 재난지원금(원주시 8만 원)을, 4인 기준 정부로부터 100만 원을 각각 지급받고 있다.

다만,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이 내려지기 전 재빨리 지급을 단행한 경기도는 지원금 매칭이 이뤄지지 않아 4인 가구 기준 87만 1,000원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지원금 매칭이 이뤄지지 않은 경기도내 시·군은 지자체 별로 결정된 지원금 전액을 지급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시의원들 주장처럼 “10만 원 지급하기로 했다가 2만 원을 빼앗아 갔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마치 지급해야 하는데 지급하지 않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전형적인 정치공세라는 것이다.

원주시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결정이 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지급절차에 착수했는데도, 미래통합당 7명의 시의원 전원이 문제제기에 나선 것도 선뜻 석연치 않다. 지난 4월 조상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원주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에 따른 지역경제활성화 긴급재난지원 조례안’에는 23명의 의원 가운데 16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했는데, 여기에 미래통합당 의원 2명의 이름도 포함됐다. 이 조례안은 행정복지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 과정에 미래통합당 의원들도 참석했지만, 특별한 문제제기가 없었다.

원주시의회 한 관계자는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이 과정에서 원주시 계획대로 당초 10만 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으면 충분히 논의했을 것 아니냐. 생뚱맞다”고 반문했다. 이런 의사결정시스템을 환히 꿰뚫고 있는 시의원들이 뒤늦게 딴죽을 걸고 나선 것은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발걸이라고 일침했다.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시민은 “코로나19 여파로 지역경기가 침체터널에 갇혀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마당에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긴급재난지원금이 소모적 논쟁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누구를 위한 논쟁인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