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도심에 역사와 문화를 입혀 살리자
옛 도심에 역사와 문화를 입혀 살리자
  • 김대중
  • 승인 2015.11.01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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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777.jpg▲ 김대중<언론인>
 
 
도시재생이 전국 지자체의 최대 현안이다. 도시재생이 현안이 된 것은 옛도심의 낙후 침체문제때문이다. 옛도심의낙후 침체가 심각해지면서 도심 불균형발전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 지자체마다 옛도심을 살린다는 취지로 앞다퉈 재생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주류였던 옛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재생방식은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했다. 원주에서도 이런 방식
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재개발은 우선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그리고 내부는 물론 주변과 많은 갈등을 야기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도시가 간직해 오고 있는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옛도심이 갖고 있는 역사와 문화 등
의 장점들을 모두 없애다보니 많은 매력이 사라진다.

그래서 최근 등장한 것이 오래된 건물을 부수지 않고 그 동네의 역사 문화와 연결시켜 동네를 다시 살리는 새로운 개발방식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창조는 연결이다. 동네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연결시키는 도시재생이 그래서 경쟁력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부산시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사상구 등 6개의 옛도심을 3개 권역 6개 사업구역으로 나눠 옛건물과 땅을 이용하는 산복도로 르네상스사업을 펼치고 있다. 도시재생의 모범으로 꼽히는 사하구 감천마을을 찾은 국내외 방문객은 30만명을 넘었다. 경기도 수원시도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예정구역이던 팔달구 매산로 일대를 르네상스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했다. 마찬가지로 마을의 낡은 주택을 철거해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과 달리 주민스스로 공동체를 만들어 마을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재건축 여부 등을 결정짓도록 한 것이다. 도시재생 지역의 빈집 폐가를 게스트하우스와 대학 기숙사, 청년창작 창업 스튜디오, 홀몸노인 집단생활공간 등으로 활용한다. 도시재생 마을에 중심거점센터를 만들어 문화 주민지원시설을 입주시키고 있다. 재개발방향이 토목중심에서 원도심을 살리는 주민 참여형 재개발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원주도 마찬가지다. 진작에 이런 방향으로의 추진도 시도됐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최근 이런 방향에 관심이 일고 있어 다행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조선 5백년의 강원감영이 자리했던 원주는 어느 도시보다 유서깊은 역사와 풍부한 문화를 갖고 있다. 역사와 문화를 도시재생에 연결하면 어느 도시보다 매력이 넘칠 것이다. 중앙동을 비롯해 일산동 학성동 평원동 우산동 봉산동 인동 등의 동네는 옛날에 모두 원주의 중심이었던 지역이다. 동네마다 역사와 문화가 넘친다. 건물하나 골목하나 마다 역사와 문화의 보배다. 골목문화도 뛰어나다. 누군가는 골목은 힐링이라고 했다. 골목길을 걸으면서 치유를 한다는 것이다. 골목은 소통이다. 그러니 골목은 많을 수록 소통에 좋은 것이다. 원주의 뛰어난 옛골목 원형을 보존하고 살려야 한다. 이런 소중한 자산들을 도시재생으로 연결하면 옛 도심 살리기는 저절로 이뤄질 것이다. 저비용 행정의 표본으로 만들 수 있다. 중앙시장 자유시장 남부시장 등 재래시장 전통시장과 문화의 거리도 저절로 살아날 것이다. 역사 문화적 가치들이 넘치는 원주에서 도심재생에 헤매는 일은 수치스런 일이다. 어느 도시보다 뛰어난 역사와 문화로 저비용의 도시재생이 이뤄지길 바란다.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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