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가 만드는 보석
[기고]우리가 만드는 보석
  • 김병철
  • 승인 2020.05.3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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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원주교육지원청 교육장]
△김병철 [원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으며 정체시켜 버린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학교는 어둡고 긴 인고의 시간속에서 원격수업을 마치고 고등학교 3학생부터 순차적으로 등교수업이 진행되어 6월 중순이면 학교는 정상화되리라 보이지만 고통의 끝은 보이지 않아 마음이 너무 아프다.

오늘 마스크를 쓰고 오래간만에 즐겁게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니 문득 보석이 떠올랐다.

보석은 누구나 좋아하는 귀중품이지만 보석의 정체를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그저 우리 주변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돌맹이에 불순물이 섞여 화려한 변신에 불과하다.

각 계절을 상징하는 몇 가지 보석들을 예로 들어 보겠다.

봄을 상징하며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에메랄드(취옥)는 어디에나 있는 모래의 주성분인 규산염으로 만들어진 육방정계에 속하는 광물로 모스굳기 7.5~8.0 인 녹주석이라는 광물 속에 알루미늄과 베릴륨이 극미량 들어 있는 것이다. 불순물 정도에 따라 청색, 핑크색, 금색과 녹색 등 다양한 색을 띠게 된다.

그중에서 녹색 에메랄드가 가장 인기 있는 보석으로 취급받는데, 이 녹색은 1797년 프랑스의 N.L.보클랭이 시베리아산 광물인 홍연석에서 발견한 원소주기율표의 제6족에 속하는 원소로서 원자번호 24번인 크로뮴(Cr)이 미량 섞였기 때문에 아름다운 녹색이 나오는 것이다.

여름을 상징하며 애정과 용기를 나타낸다고 하는 루비(홍옥)는 산화알루미늄으로 이루어진 산화 광물로서 육방정계에 속하며 굳기가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아주 단단한 강옥에 불순물로 역시 크로뮴이 미량 들어있기 때문에 예쁜 붉은색을 띠게 된다. 그러니까 루비는 결국 산화알루미늄 결정 덩어리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또한, 가을을 상징하며 결혼 35주년 선물로 많이 쓰이고 있는 파란색 사파이어(청옥)의 주성분도 강옥에 불순물로 산화티탄과 산화철이 아주 조금 섞여 있는 보석이다.

그리고 겨울을 상징하며 ‘보석의 왕’인 다이아몬드의 주성분은 나무를 태울 때 만들어지는 까만 숯이나 연탄, 또는 연필심의 성분 원소인 탄소(C)이다.

단지 다이아몬드는 탄소원자의 배열 방법이 이들과 달라서 매우 값비싼 보석으로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다이아몬드를 불에 태운다면 숯을 연소시키고 난 후의 회백색 재와 똑같다.

한편, 물질을 분석하는 기술이 발달하고 보석의 성분이 정확하게 밝혀짐에 따라 근래에는 다이아몬드를 비롯하여 산화알루미늄을 녹인 뒤 여기에 불순물을 첨가하고 서서히 굳게 해서 루비나 사파이어를 인공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렇듯 모든 보석의 본바탕은 다른 돌과 비교할 때 단단하고 광택을 낸다는 특징 외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지만, 그 속에 소량의 불순물이 적당량 첨가되면 아름다운 색깔이 나와서 그 가치는 천정부지로 높아지는 것이다.

보석을 생각하면, 교육자의 길을 가고 있는 선생으로서 학생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학생들 각자는 그 기본바탕 즉 잠재 능력에는 커다란 차이가 없으나 거기에 끼와 열정 그리고 시간관리 능력을 가미시키는 작업이 이루어지면 훗날 학생 개개인은 귀중한 보석으로 탄생되어 세상이라는 진열장위에 올라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갖고 싶어하지만 소유하기 힘든 보석의 가치를 생각하면서 보석 고유의 색깔을 학생들이 훗날 지니게 될 품격이라 할 때, 그 보석의 아름다운 빛을 탄생시키기 위해 부모님, 선생님은 물론 원창묵 원주시장님을 비롯한 모든 시민들은 오늘도 고뇌하며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곳 원주에서 학생들이 당당하게 미래의 보석이 되기 위한 기반을 다져가며 성장해 가도록 열심히 응원하며 그렇게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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