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산골 마을호텔의 진화
[문화칼럼]산골 마을호텔의 진화
  • 전영철
  • 승인 2020.06.07 19: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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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지난 5월 19일 ‘사북 먼지를 묻다’의 영화로 유명한 정선 고한에서는 마을호텔18번가가 국토교통부장관과 많은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장을 알렸다. 마을호텔의 시작은 고한읍 고한18리 지역주민들이 강원랜드라는 카지노가 들어왔지만 지역에서는 관광객의 유입증가는 가져왔지만 마을의 쇠퇴를 막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도시재생아카데미에 많은 전문가들이 다녀갔고 그중 한분인 크리에이터가 마을호텔을 제안했다고 한다.

마을호텔의 선포로 2018년 10월 한겨레신문은 마을의 시도에 대해서 응원의 마음으로 마을호텔의 시작을 대서특필로 알렸다. 그리고 일 년 반만의 준비 끝에 1호 마을호텔이 객실3개를 갖추고 개관하였다. 마을호텔의 개념은 수직적 건물의 호텔건물이 아닌 수평적인 마을 골목에 위치한 상가 하나하나가 호텔의 부대시설로 중국음식점, 해물음식점, 세탁소, 이용원, 세탁소 등이 운영된다는 것이다. 호텔에 투숙하게 되면 객실 키와 더불어 주변상가를 10% 할인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카드를 준다. 

이 호텔은 도시재생을 통해 조성한 마을호텔18번지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운영을 맡는다. 지역에서 20여 년 동안 지역운동을 해오고 있다는 삼촌은 마을호텔의 실질적인 지배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리고 작은 도서관은 호텔의 프런트 역할도 수행하는 플랫폼 공간이다. 호텔 옆 식당을 개조해 만든 카페 수작은 조식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곳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작은 간판에 들꽃사진관이 있다. 탄광의 흔적 속에서 피어나는 ‘들꽃처럼’이란 의미를 담은 들꽃사진관의 사진작가는 이곳을 그리고 강원도를 탈출하고자 대학을 다른 곳에서 다른 전공을 하였지만 끝내 슈퍼의 할머니가 돌아가신 가게에서 사진관을 내고 지역의 아카이빙과 태백, 정선, 영월의 디지털을 따라가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비롯한 젊은 여행자의 추억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아주는 고한의 별같이, 들꽃같이 생동감이 넘치는 청년여성이다.

국일반점은 4대가 이어오는 중국집으로 매달 한 번씩의 짜장면데이를 통해 마을주민과 내방객에게 반값 짜장면을 제공하고 수익금을 마을에 기부한다고 한다. 마을에 100가구 밖에 없었던 탄광 이전의 화전민마을에서부터 존재했던 국일반점은 노포를 지난 지나 백년가게를 지향한다. 이처럼 마을 가게 하나하나가 스토리를 갖고 마을 주민 한분 한분이 마을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작년 이 마을은 8월에 골목정원박람회를 개최하였는데 전국 최초이자 마을의 모습이 너무 예쁜 풍경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다. 올해는 아침부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야생화 화단을 가꾸고 마을은 더욱 생동감을 갖는다.

마을이 주민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도시재생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마을호텔18번가 450미터의 길 위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시도는 그 동안 이 정도의 단계까지 오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과 토론, 합의, 조정과 희생의 노력이었다고 보인다. 아직은 고객 입장의 냉혹한 호텔의 시설이나 서비스 제공에 대해서 숙박객은 지적을 하지만 하나하나 고쳐가면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원주도 이제는 도시재생이 이러한 마을 주민이 스스로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고 주도적으로 마을 상점 하나하나 마을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는 도시재생이 벌어졌으면 좋겠다. 또한 이러한 마음가짐이 외부의 손님을 환대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을 목적으로 했으면 한다. 학성동은 문화예술을 활용한 봉산동은 지역 어르신의 편안 한 삶이 보장되는 중앙동은 근대문화유산과 어우러진 또 다른 씬이 펼쳐지고 우산동은 우산천과 학사촌의 젊은 에너지가 뭉쳐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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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근 2020-06-08 18:00:45
좋은글 감사합니다. 마을호텔 18번가 꼭 한번 방문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