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18)] 최초의 오페라 오르페오 (上)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18)] 최초의 오페라 오르페오 (上)
  • 최왕국
  • 승인 2020.06.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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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한양음대]
△최왕국 작곡가 [한양음대]

‘오페라의 아버지’라 불리는 몬테베르디(Claudio Monteverdi, 1567-1643)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 음악가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중세 암흑기가 끝나고 ‘문예부흥’을 기치로 한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지만, 음악은 아직도 왕족과 귀족 등 상류층과 로마 가톨릭 교회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며 음악가들의 삶도 그러한 시스템에 얽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중산층 계급이 급성장함에 따라 음악도 점차 대중적인 면모를 띄게 되었다. (본 칼럼 117회 참조) 이러한 사회 문화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바로크 시대와 몬테베르디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오페라의 시작이 곧 바로크 음악의 시작이다”라는 말도 있는데, 그 중심에 몬테베르디가 있으며, 그 최초의 오페라가 바로 오늘 소개할 ‘오르페오’다.

사실 오르페오 이전에도 ‘오페라’로 불릴만한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의 귀족들은 만찬이나 행사를 할 때 연극 공연을 즐겼는데, 무대 세팅을 바꾸는 시간에 노래나 춤 공연을 하였다. 이것을 ‘인터메쪼(intermezzo)’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확대되어 연극 공연 중에도 음악을 동반하게 되었으며 음악의 비중이 점차 높아진 결과 ‘악극(樂劇)’이 탄생하게 되었다.

최초의 ‘악극’은 ‘페리(Jacopo Peri)’가 1597년에 작곡한 ‘다프네(Dafne)’라는 작품인데, 현재 악보의 대부분이 없어진 상황이다. 이 작품은 당시 작곡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카메라타’라는 이탈리아의 예술 동호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비슷한 컨셉의 여러 작품들이 작곡되었다.

페리는 ‘다프네’ 외에도 ‘에우리디체’라는 작품도 썼는데, ‘에우리디체’라는 대본은 상당히 인기가 있었는지 ‘줄리오 카치니’도 같은 제목의 악극을 작곡하였으며 훗날 ‘오페라의 개혁’을 이룬 ‘글룩’도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라는 제목의 오페라를 쓴다. 오르페오의 아내가 에우리디체이므로 모두가 같은 내용들이다.

페리와 카치니가 속해 있던 ‘카메라타’의 다른 작곡가들도 악극을 작곡하였는데, 이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악풍인 ‘폴리포닉(다성) 음악’이 지나치게 난해하여 대중성이 없다는 인식을 함께하였고 훨씬 더 대중들에게 접근하기 쉬운 ‘모노디(monody)’ 양식을 선호하였다.

모노디란 간단한 화성반주 위에 멜로디를 연주(노래)하는 것으로서, 이 때 멜로디는 가사의 억양이나 의미를 적극 반영하는 형태가 된다.

몬테베르디는 카메라타 회원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작곡 방식을 적극 도입하였다. 그러면서도 긴 오페라가 간단한 모노디 양식 하나로 일관되어 생길 수 있는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하여 이전의 공연 요소들을 융합하여 작곡하였다.

이렇게 몬테베르디만의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정신이 만들어낸 작품이 바로 ‘오르페오’이다. 아리아와 레치타티브는 물론, 발레와 칸쪼네, 폴리포닉한 합창과 인터메쪼(기악) 등이 총망라된 명실상부한 ‘최초의 오페라’가 탄생한 것이다.

오르페오는 옛것과 새것이 절묘하게 조화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아리아와 레치타티브를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단조로움을 피했고, 모노디 양식의 가벼움을 다성음악 양식의 합창으로 만회하였으며, 리토르넬로를 사용하여 곡 전체의 통일성을 꾀하였다. 

리토르넬로란 주제 선율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으로서 바그너는 이것을 ‘라이트 모디프(Leitmotiv)’라고 하여 그의 악극에 빈번히 사용하였다.

오늘 들으실 음악은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오르페오’의 서곡이다. 연주 영상을 보면 느낄 수 있겠지만, 바로크 초기 악기의 모습을 고증하고 있다. (현악기의 활을 자세히 보라)

기악 합주 부분을 들어보면 바로크 음악의 냄새가 짙게 나는 반면, 성악 부분을 들으면 대학시절 서양음악사 시간에 듣던 르네상스 시대 음악의 독특한 향이 배어 나온다.

https://youtu.be/3Ma4OelX45I?t=44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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