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19) 최초의 오페라 오르페오 (下)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19) 최초의 오페라 오르페오 (下)
  • 최왕국
  • 승인 2020.07.0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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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한양음대]
△최왕국 작곡가 [한양음대]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오르페오’의 대본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알레산드로 스트리지오(Alessandro Striggio: 1573-1630)’가 만든 것이며 그 내용을 정리하면 대충 다음과 같다.

오르페오는 음악의 신이자 태양의 신인 ‘아폴론’의 아들로서 작곡 실력은 물론, 아버지로부터 배운 수금(리라;Lyra) 연주와 노래 실력이 출중하여 사람과 야생동물은 물론, 식물과 무생물까지도 그의 노래로 길들일 수 있는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오르페오의 노래를 들으면 맹수들도 유순한 양처럼 되었고, 나무들은 오르페오 쪽으로 가지를 휘었으며, 심지어 무생물인 바위들도 그의 음악을 듣는 동안에는 말랑말랑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그저 신기하고 부러울 뿐이다.

오르페오의 어머니인 ‘칼리오페’는 ‘뮤즈(Muse, 그리스어로는 Musai)’ 9자매의 막내로, 현악기와 서사시를 담당하는 여신이었다고 하는데, 이들 9자매는 ‘제우스’의 딸들로서 인간 세상의 예술을 담당한다.

오르페오는 장성하여 ‘에우리디체’와 결혼했는데, 결혼한 지 얼마 안되어 아내가 독사에 물려 죽게 된다. 큰 슬픔에 빠진 오르페오는 수금을 연주하며 에우리디체를 위한 애가(哀歌)를 불렀다.

오르페오의 애가가 얼마나 슬펐던지, 짐승들도 먹고 마시기를 거부하고 초목이 고개를 숙였다. 이러한 상황을 기이히 여긴 대지의 여신 ‘테메테르’는 오르페오의 탄원에 응답하여 방도를 알려 준다.

오르페오의 탄원 내용은 헤라클레스가 ‘힘’을 의지하여, 프쉬케는 ‘사랑’의 힘으로 저승에 다녀온 것처럼 자신도 ‘사랑의 힘’으로 저승에 다녀오겠다는 것이었다. 저승에서 아내를 데리고 오겠다는 황당한…

어찌어찌하여 오르페오는 그 어려운 난관들을 수금과 노래로 돌파하고 지옥에서 아내를 데리고 올 허락을 받는다.

단…
조건이 하나 있는데, 이승으로 돌아가는 길에 절대로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편이 자기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에우리디체의 불평에 결국 오르페오는 뒤를 돌아보게 되고, 아내는 다시 죽게 된다.

저승에 다시 가게 될 운명에 처한 에우리디체의 애절한 아리아가 바로 오늘 감상의 하이라이트다. 오늘 유튜브 영상도 지난 칼럼(118회)과 같은 영상인데, 링크는 후반부터 시작한다.

‘오르페오’가 저승에서 아내 ‘에우리디체’를 구출하여 데리고 가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하여, 뒤를 돌아보는(러닝타임 1:32:20) 장면과 아내가 다시 죽는 장면, 저승으로 다시 가야 하는 안타까움을 노래한 에우리디체의 아리아, 그리고 절망하는 오르페오의 아리아를 감상하도록 하겠다.

“아아, 달콤하고도 쓰디쓴… 내 사랑”

너무나도 애절하고 아름다운 가사를 바탕으로 한 에우리디체의 아리아는 영어 자막이 제공된 유튜브 영상도 있다.(아래 링크 클릭)

https://youtu.be/N9Jnibr2rl0?t=4818

러닝타임 1:42:33과 1:43:08 등에서 오르페오의 노래에 에코로 화답하는 메아리의 정령들(목소리)도 잠시 등장한다.

https://youtu.be/0mD16EVxNOM?t=5366 (클릭)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사족인 것 같지만, 엄밀하게 말해서 최초의 오페라는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페리의 ‘다프네’라고 해야 맞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작품은 온전한 악보가 전해지지 않고, 그 이후 페리가 작곡한 ‘에우리디체’도 있지만 음악적으로 볼 때 ‘오페라’라고 할 수준까지는 안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를 ‘최초의 오페라‘로 인정하고 있다.

오르페오 이전의 작품들은 가사를 이용하여 슬픔을 표현했지만, 몬테베르디는 반음계나 불협화음을 통하여 슬픔을 표현했다. 좀 더 음악적인 표현을 구사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끔씩 “노래로 한 여인의 마음을 빼앗아 온다”는 스토리의 음악영화를 볼 때 그 장면에 쓰일 노래를 만들기 위하여 작곡가가 얼마나 큰 부담감과 중압감에 시달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지옥의 문까지 열 정도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노래라니…

비록 실제로 지옥의 문을 열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이토록 훌륭한 노래를 작곡한 몬테베르디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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