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도시의 매력은 어디에서 싹트나
[문화칼럼]도시의 매력은 어디에서 싹트나
  • 전영철
  • 승인 2020.07.05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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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잃어버린 겨울과 봄을 거쳐 여름이 왔다. 해마다 이맘때 즈음이면 여름휴가 계획으로 부산하겠지만 초·중·고교 방학이 8월 10일 이후로 미뤄지면서 여름휴가마저 모두 어정쩡한 형태로 되어버린 것 같다.

관광분야에서는 여름이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여행주간 행사도 한 달로 늘렸지만 결국 생활 속 방역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는 확진자 때문에 19일로 줄여야만 했다. 그래도 다행인건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지난 6월말부터 2주간 성황리에 진행되어오고 있다.

지난 봄 부터 축제와 관광, 여가, 문화활동 등 일상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강릉시민의 자존감으로 살이 있는 단오제도 랜선 축제로 전환하여 최소한의 인원만 축제현장에서 제의적인 축제를 계속 이어가고 많은 사람들은 편안하게 해설을 곁들여 실시간 유투브로 축제를 즐겼다는 후문이다. 신주 빗기 쌀을 온라인공간에서 모으고 수리취떡과 단오주가 선물로 집으로 배달되었다. 영월에서는 단종제, 동강축제, 김삿갓축제 등을 취소하고 진지하게 지역의 미래를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코로나가 남긴 삶과 죽음, 사랑의 의미를 단종애사를 통해 재음미하고자 단편영화를 ‘상사화’라는 노래를 입혀 유투브를 통해 내보냈는데 일주일 만에 35만 명이 보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아마도 이루지 못한 사랑과 단종에 대한 애틋함이 교차하면서 벌어진 상황으로 보인다. 또한 단종애사의 줄거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뮤지컬로 창작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춘천에서는 전국의 문화활동가들을 대상으로 100명의 안부를 묻는 화상회의를 진행하였다. 또한 치루지 못한 마임축제를 대신하여 도심 곳곳에서 100개의 장면을 연출하는 행사를 지난 금요일부터 가을까지 실시한다고 한다. 재래시장, 공공기관, 건물 옥상 등 춘천지역 100곳의 공간이 일상의 축제무대로 바뀌는 것이다. 공공의 공간에 대한 일종의 해커 킹으로 읽힌다. 원주에서는 영상미디어센터가 어느 한 시설의 넓은 주차장에서 야외영화상영회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보령머드축제는 1,500명에게 머드 체험키트를 집으로 보내고 그들의 체험기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응모하면 경품을 보내는 방식으로 머드축제를 대신한다고 한다. 전주영화제는 이미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영화제를 훌륭히 끝냈고 평창국제평화영화제도 온프라인을 통해서 훌륭히 개최하였다.

이처럼 문화예술계와 축제, 관광의 행태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나 다른 방식으로 다양한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축제의 취소와 그 예산을 재난지원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로 인해 고사 직전의 이벤트업계에도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벤트업은 업종이 관광업도 아니고 문화산업도 아닌 까닭으로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진지한 성찰과 모색에서 나온 다양한 사례가 우리 지역에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본다. 해외여행은 당분간 2023년까지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고 팬데믹 현상에 의해 여행도 쉽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기업도시 가곡천의 행정안전부 아름다운 소하천가꾸기사업 최우수상 수상은 원주의 도시공간에 있어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다양한 스포츠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도입하고 수원 확보를 위한 소규모 저류시설 설치 및 하수처리 전량 하천 유지용수 활용 등 건천화로 인한 경관 저해를 방지한 점이 높은 평가 받았다고 한다.

또한 도시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공공의 공간이 되었건 사적인 공간이 되었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춘천마임축제의 실험이 의미 깊게 다가온다. 어렸을 적 생각하면 도시의 공간은 쉽게 개인의 욕망도 덧붙여지는 공간이었으나 어느 순간 개인의 욕망은 집에 갇히게 되어 버렸다. 도시의 거리나 공안은 오픈 스페이스로서의 가치나, 비즈니스 활동의 무대로서의 가치가 있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당연하고 소소하고 눈을 돌리지 못했던 ‘개인의 평상시의 생활 행위’의 중요한 공간에 대해서 많은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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