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창묵 원주시장, 한옥마을 이랬다 저랬다 행보 논란 자초
원창묵 원주시장, 한옥마을 이랬다 저랬다 행보 논란 자초
  • 심규정 기자
  • 승인 2020.07.19 2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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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관설동 한옥마을 설명회 개최
“시에서 돈 한푼 들이지 않고 한옥마을 얻는 것”강조
시민들 “사업 공정성 확보위해 제안 공고 해놓고...”
“제안 공고...사실상 구색맞추기 아니냐” 고개 갸우뚱
몇 시간 뒤 KBS뉴스에 출연 “관설동 한옥마을 추진하고 있다”

[원주시 제공]
[원주시 제공]

한옥마을 진입로개설 특혜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제안 공모에 나선 원주시가 논란의 중심인 관설동 한옥마을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과연 공모사업 의지가 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원창묵 시장은 같은 날 방송에 출연해서도 관설동 한옥마을을 추진하겠다고 확언조로 말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맨 격이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 16일 오후 반곡관설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개최했다. 참석자 명단을 확인해보니 관설동 학마을, 섭재마을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얼마 전 통장님 몇 분이 시장실로 찾아와 설명회를 하자고 했다”라며 “논란이 많아 설명회 필요성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보 동영상을 통해 시는 일부 주민제안 공모 사실을 설명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관설동 한옥마을 추진 배경, 드론으로 촬영한 사업부지, 특혜의혹을 사고 있는 토지 위치 등을 소개했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관설동 한옥마을 조감도를 화면에 띄워놓고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 자료에는 ‘관설동 한옥마을 주민설명회’라는 제목이 선명히 찍혀 있었다. “원주시에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한옥을 얻는 것이다”란 표현까지 나왔다. 그러면서 “밀실 행정으로 비쳐 속이 상한다”라고 했다. 원 시장은 심지어 “법대로 하는데 왜 특혜냐”고 반문했다.

이날 설명회는 시기적으로 너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옥마을 조성 제안 신청공고를 냈다. 이날부터 내달 31일까지 접수하고 접수마감날 건축위원회 심사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이날 주민들이 제기한 도시가스 등 민원은 지난달 23일 열린 전체 시의원 간담회에서 이 지역 출신인 문정환 의원이 제기했고, 원 시장도 이를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사업의 공정성,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옥마을 제안 신청공고까지 낸 마당에 관설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시는 제안 공고문을 내며 ‘심사위원 사전접촉 금지’를 통해 “공모 및 심사 전 과정에서 심사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하여 심사위원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할 경우 실격처리 되며, 당선되었을 때는 당선을 취소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시 건축위원 여럿이 참석해 행사 내내 자리를 지켰다. 사업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대놓고 관설동 한옥마을 설명회를 개최함으로써 “사실상 결과를 내놓고 구색맞추기를 위해 제안공모에 나섰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질의응답이 끝난 뒤 원창묵 시장은 주민들에게 “더 이상 질문 없으신가요. 찬성하는 건가요”라고 답변을 유도했고 주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원창묵 시장은 KBS뉴스 7 강원 이슈&토크에 출연했다 [KBS춘천방송총국 홈페이지]
원창묵 시장은 KBS뉴스 7 강원 이슈&토크에 출연했다 [KBS춘천방송총국 홈페이지]

몇시간 뒤 원 시장은 KBS뉴스 7 강원 ‘이슈&토크에 출연해 앵커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해외 관광보다는 국내 관광, 가족 단위 관광으로 전환되는 점을 강조하며 “....(간현관광단지, 반곡역 똬리굴 구간 등을 언급한 뒤)관설동 한옥마을 이라든지, 이런 것을 조성해서 체류형 관광지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은 임기 동안 계획에 대해 “(관설동)한옥마을은 민간사업자에게 5억 원을 지원해 진입로를 개설해 주고 5만평 부지에 조성하는데, 특혜논란이 일어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제안공모 중인 사실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이 관설동 한옥마을에 미련이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지난 13일부터 제안공고 접수에 나선 시는 “문의전화는 몇 차례 왔지만, 접수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공모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래저래 뒷말이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우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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