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원주IC 운영비 지급 법적 다툼…파장이 우려된다
[기고] 서원주IC 운영비 지급 법적 다툼…파장이 우려된다
  • 전병선
  • 승인 2020.07.2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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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선 시의원 [원주시의회]
△전병선 시의원 [원주시의회]

광주~원주고속도로 서원주IC 운영비 지급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는 분위기다. 제이영동고속도로(주)가 지난달 춘천지법 원주지원에 원주시를 상대로 2019년 운영비 6억 8,992만 원 가운데 2,3,4분기 미지급금 3억 8,300만 원을 돌려달라는 운영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제1민사부에 배당됐고, 재판부는 지난 8일 제이영동고속도로(주)의 소송자료를 원주시에 송달했다. 제이영동고속도로(주)는 국내 3대 로펌 가운데 하나인 법무법인 광장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법리를 가다듬고 있다. 민사소송이 제기된 상태에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줄곧 이 논란 중심에 섰던 당사자로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소송 소식을 접한 순간, 3년 전 당시 서원주IC 운영비 지급논란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협약내용이 적절했는지, 절차적 하자 여부, 정치적·행정적 논쟁을 촉발시켰다.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논란의 시작부터 거슬러 올라가 보자. 국토교통부는 2008년 서원주IC를 광주~원주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원주시는 기업도시 활성화를 위해 서원주IC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결국 국토해양부, 원주시, 제이영동고속도로(주)는 지난 2012년 위수탁협약을 체결했다. 서원주IC 설치공사비 전체와 영업소 운영비 약 262억 원(30년)을 원주시에서 전액 부담하는 내용이다. 서원주IC가 개통됨에 따라 원주시와 제이영동고속도로(주)는 지난 2017년 2월 운영 및 유지관리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르면 원주시에서 2018년 말까지 운영비로 8억 원을, 2019년부터 발생하는 운영비도 원주시가 부담토록했다. 다만, 제3의 전문기관의 실제 교통량 등을 기초로 한 운영비 산출에 따라 결정키로 했다.

논란의 불씨는 원주시의회가 위탁협약 동의안을 부결시키면서 부터. 의회의 동의 없이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불공정 협약을 체결했다는 게 제동 사유다. 급기야 원창묵 시장은 불공정 협약이 아니라 용역결과가 잘못됐다고 밝힌 뒤 시에서 운영비를 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서원주IC 운영과정에서 통행료 수익이 상승했다고 주장하면서 상승분에 해당하는 3억 8,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제이영동고속도로(주)는 서원주IC는 애초 국토교통부에서 사업성이 없다고 봤고, 총 사업비와 운영비 전액을 부담키로 약속한 원주시에서 부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6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미지급된 운영비 3억 8,300만 원의 지급을 요구해 왔다.

국토교통부도 제이영동고속도로(주)의 입장에 손을 들어줬다. “미반영된 서원주IC 운영비를 통행료 산정에 반영해 달라”는 원주시의 요청에 “서원주IC의 운영비는 통행료 반영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주시가 부담하라”는 공문까지 보냈다. 제이영동고속도로(주)는 서원주IC설치로 통행료 수익이 상승했다는 원주시의 주장에 대해서도 손사래를 쳤다. “서원주IC까지 포함하여 산정하더라도 고속도로의 실제 통행료 수입은 실시협약에서 정한 추정 통행료 수입의 72%수준에 불과하다”라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부족한 통행료 수입에 대한 정부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도 없어 현재 투자금의 원금은 물론 이자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광주~원주고속도로 서원주IC 연결은 기업도시 활성화라는 대의명분에 부합한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원창묵 시장이 직접 서명한 협약이 무조건 무효라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당시 운영비 지급 내용을 담고 있는 협약서에 자칫 원주시가 발목이 잡힐지도 모를 일이다. 앞으로 법적 다툼을 통해 승소한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최악의 경우 패소한다면 원주시는 향후 30년간 260억 원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다. 정치적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원주시가 어떠한 서원주IC 미지급 논리를 내세울지 자못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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