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21) 작품번호 이야기 (上)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21) 작품번호 이야기 (上)
  • 최왕국
  • 승인 2020.08.02 20: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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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한양음대]
△최왕국 작곡가 [한양음대]

음악에서 작품번호란 기본적으로 ‘악보가 출판된 순서에 따라 매겨진 번호’로서, 대부분 ‘op.’가 많이 쓰이고 있다. ‘op.’는 라틴어 ‘opus’의 약자이며, 한글 발음으로 읽을 때는 ‘오피’, 또는 ‘오퍼스’라고 읽는다.

그런데 ‘op.’ 말고도 여러 종류의 작품번호들이 쓰이고 있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감상에 입문하시는 분들께서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op. 이외의 여러 작품번호명을 쓰고 있는 작곡가들의 작품번호들과 그 용어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할까 한다.

▶ 첫 번째로 소개할 작곡가와 작품번호는 베토벤의 ‘WoO’이다.

베토벤의 경우에는 주로 ‘op.’ 번호를 쓰지만, ‘WoO’라는 번호도 쓰는데, 이는 ‘Werke Ohne Opuszahl’의 약자로 ‘작품번호가 없는 작품’이라는 뜻이다. 영어로 번역하면 ‘Works without Opus number’ 정도가 되겠다.

워낙 유명한 작곡가라서 그런지 베토벤의 작품에는 op.와 WoO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작품번호가 붙는데, 자세한 내용은 지면 관계상 생략하도록 한다.

▶ 두 번째로 소개할 작곡가와 작품번호는 베토벤과 함께 ‘독일의 3B’라고 불리는 바하(J. S. Bach)의 ‘BWV’이다.

바하는 살아생전에 자신의 악보를 출판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op.’ 번호는 쓰지 않는다. 바하의 작품은 ‘BWV’로 표기되는데, 그의 작품 목록을 정리했던 사람은 독일의 음악학자인 ‘볼프강 슈미더(Wolfgang Schmieder)’이다. ‘BWV’를 풀어서 쓰면, ‘바하(B)의 작품(Werke) 목록(Verzeichnis)’이라는 뜻이다.

▶ 세 번째로 소개할 작곡가의 작품번호는 모차르트(W. A. Mozart)의 ‘K’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에는 ‘K’, 또는 ‘KV’라는 작품번호가 붙는데, 이것은 모차르트의 작품을 연구하던 ‘쾨헬(Ludwig von Köchel, 1800-1877)’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며, ‘KV’라는 번호명은 ‘Köchel Verzeichnis’, 즉 ‘쾨헬의 목록’이라는 뜻이다.

쾨헬은 식물학 등 여러 분야에 정통한 학자이며 기사 작위까지 받은 사람으로서, 최초로 모차르트의 작품을 시기별/장르별로 정리한 인물이며, 그가 정리한 ‘쾨헬 카타로크’는 그의 나이 62세 되던 1862년에 발표되었다.

필자가 매우 사랑하는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가 K.622번이고, 레퀴엠은 K.626번이다. 무려 600곡을 훌쩍 뛰어넘는 그의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니, 모차르트 연구 분야에서 쾨헬의 공로가 어마어마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 네 번째로 소개할 작곡가의 작품번호는 하이든(J. Haydn)의 ‘Hob’이다.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하이든(1732-1809)은 ‘악성 베토벤’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며, 고전 소나타 형식을 완성한 인물이다. 하이든의 작품은 ‘op.’번호와 함께 ‘Hob’이라는 작품번호도 있는데, 이 둘의 의미가 조금 다르다.

하이든의 작품에 붙은 ‘op.’ 번호는 출판된 순서이며, ‘Hob’ 번호는 작곡된 순서대로 나열된 것이다.

‘Hob’은 이탈리아의 학자인 ‘호보켄(Antonio van Hoboken, 1887-1983)’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작품번호이다. 호보켄은 하이든의 작품을 장르별로 분류해서 정리했는데, I, II, III, IV, V 등 로마숫자로 대분류를 하였다.

예를 들어 필자가 애정하는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은 ‘Hob. VIIe: 1’로 표기된다. 대분류(로마숫자)인 VII번은 ‘협주곡’을 뜻하며, 협주곡 중에서도 ‘트럼펫’은 ‘e’라는 소분류명이 붙기 때문이다. (a는 바이올린, b는 첼로 등 악기별 세부 분류가 있다)

오늘은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2번을 감상하도록 하겠다. 이 곡의 작품번호는 ’Hob. VIIb: 2’라고 붙는다. 위의 내용을 적용하면, VII은 ‘협주곡’을 뜻하며, ‘b’는 ‘첼로’를, ‘2’는 2번임을 나타낸다.

https://youtu.be/gp36Zsk-RTY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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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장 2021-08-23 22:01:03
작품번호 설명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