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곁으로 더 가까이…“관공서 문턱 낮아졌다”
시민 곁으로 더 가까이…“관공서 문턱 낮아졌다”
  • 신강현 기자
  • 승인 2020.08.09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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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우선 민원상담제 도입
송길호 과장·팀장 자리 창구 쪽 전면 배치
시민들 “눈높이 행정” 칭송

최근 토지대장을 발급받기 위해 원주시청 토지관리과를 방문한 민원인 박모씨(54·반곡관설동)는 확 바뀐 공무원의 민원인 응대모습에 놀랐다. 부동산 관련 업무에 종사해서 평소 시청을 자주 찾는 박씨는 이제 웬 만한 민원 창구 공무원들의 얼굴은 눈에 익을 정도. 사무실을 살펴보고 파격적인 공간배치에 눈을 의심했다. 민원창구 바로 뒤에 과장을 중심으로 좌우측으로 팀장급이 전면 배치됐다. 나머지 직원들은 기존 과장, 팀장급 자리로 옮겼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송길호 과장이 직접 민원인을 맞았다고 한다. “권위주의가 몸에 밴 공직사회도 민원인 중심에서 변화를 몸소 실천하는 것을 느꼈다”라고 박씨는 말했다.

원주시 도시주택국 토지관리과가 적극행정을 솔선수범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사무관으로 승진한 송과장(지적직)은 평소 민원인 응대의 패러다임을 바꿔 좀 더 시민 곁으로 다가가겠다고 다짐했다. 부임직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팀장이 먼저 민원인을 상담해 처리하는 팀장 우선 민원상담제를 도입했다. 이를 위해 과장, 팀장이 최일선에서 민원인을 맞이하고 있다. 송 과장 스스로도 책상 위 컴퓨터 모니터를 기존 보다 30cm 정도 더 높이 설치했다. 의자에서 직접 일어서서 민원인 눈높이에서 민원을 처리하자는 사려깊은 속내를 엿볼수 있다.

이 같은 획기적인 민원인 편의위주의 제도를 도입한지 이달로 1년 째. 개별공시지가, 측량 업무 등 난해한 숫자와 어려운 행정용어가 많아 그간 딱딱하게만 인식돼 오던 부서가 친절한 응대는 물론 섬세한 설명까지 더해지면서 관공서 문턱을 크게 낮췄다는 주위의 평가가 뒤따랐다. 이 같은 격식타파를 통한 민원서비스에 대한 소문이 알음알음 퍼지자, 김광수 부시장이 직접 격려해 주는 등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졌다는 것. 

최근에는 이어셋을 구매해 직원들이 착용토록 했다. 하루 방문하는 민원인만 수 백 명. 여기에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민원까지 동시에 처리하자는 배려가 깔린 조치다. 한 직원은 “수화기를 든 상태에서 모니터로 지적도를 확인하고 주소를 파악하는 등 민원을 처리해 불편이 많았지만, 이어셋을 이용하니까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송 과장은 “얼마 남지 않은 공직 생활 동안 시민과 과를 위해서 무엇인가 하고 싶었다”며 “민원인들도 만족하고 직원들도 응원하는 것을 보니 자리 바꾸길 잘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눈높이 행정을 펼치는 공직사회의 변화를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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