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19 시대, 지금 학교는’
[기고]‘코로나19 시대, 지금 학교는’
  • 손상달
  • 승인 2020.09.06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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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달 [섬강초등학교 교장]
△손상달 [섬강초등학교 교장]

연일 언론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숫자가 우리들의 일상의 관심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다. 올해 1월만 해도 일반적인 독감처럼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지겠지 했는데 이렇게 모든 사회 시스템을 마비시키며 장기화될 줄은 미처 몰랐다. 세계보건기구(WHO)나 전문가들은 제2 팬데믹에 대해 조심스럽게 경고를 했었는데 우리는 너무나 쉽게 간과해 버린 것 같아 속이 상한다. 특히 장기적인 코로나로 느슨해진 생활 태도와 일부 사람들의 비상식적인 행태도 코로나 확산의 지속화에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마비 내지 축소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경제와 교육 분야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세계적인 경제 혼란, 국가 간의 교류 단절로 경제침체가 장기화되고, 특히 수출주도형의 경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타격은 심각하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신속하고 효과적인 방역조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 경제성장 전망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8월 15일을 기점으로 코로나의 기세가 더 심해져 이후 경제 상황은 예측할 수 없다. 정부에서도 여러모로 고민과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여간 힘들지 않은 것 같다.

교육 현장은 어떠한가? 3월 정상적인 개학을 여러 차례 연기하다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4월이 지나서야 이루어졌다. 더구나 학교 적응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원격수업은 교육 주체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후 원격수업에 대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고등학교부터 등교수업이 시작되어 5월 말에는 초등학교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한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며, 기본적인 개인 생활 방역수칙 준수와 학교 생활공간 방역을 철저히 한다고는 하지만 완벽히 차단하기가 쉽지 않다.

학교에서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한 1차 발열 검사, 규칙적인 체온측정으로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학교생활 중에 거리 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전체 학생의 1/3을 등교하게 하였고, 학교 급식소도 가림판을 설치하여 거리 두기와 간편식으로 식사 시간을 단축하였다. 또 다른 문제는 아이들의 학습결손이다. 처음 해보는 블렌디드 러닝(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혼합학습 방법)은 교사들이나 학생들에게 많은 준비와 자기 주도성 등이 요구되어 혼란과 어려움이 많았으며, 특히 중위권 학생들의 몰락으로 교육격차가 심화되어 학교마다 자구책 마련에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학교 적응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초등학교 1〜2학년은 최대한 위험수위를 낮추며, 전면 등교수업을 하거나 천천히 배우는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등교하게 하여 특별지도도 하였다. 또한, 교사들은 기존의 온라인 콘텐츠와 자체 영상을 제작하여 원격수업을 하거나 등교수업 시에도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학습방법을 위한 토의와 연수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학교 현장에서는 기존 교육에 대한 성찰 속에 미래 교육에 대한 담론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더불어 우리에게 기존의 삶의 방식에 대한 변화도 요구하고 있다. 사회와 학교의 경쟁 중심의 속도와 성장 보다 쉼과 여유를 통한 공동체성 회복, 지금까지 유지해온 사회 시스템의 해체나 재구성에 대해 고민의 시간을 던져주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기성세대보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의 삶을 담보하고 있다.

신영복 선생님의 마지막 강의의 “삶이 공부이고 공부가 삶이라고 하는 까닭은 그것이 실천이고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세계를 변화시키고 자기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라는 글귀처럼 코로나19가 우리에게 큰 공부를 시킨 것 같다. 새로운 변화, 새로운 도전이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이자 공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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