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눈 안의 날파리 비문증
[기고]눈 안의 날파리 비문증
  • 추헌구
  • 승인 2020.09.13 21: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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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헌구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추헌구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눈 안에 뭔가가 떠다녀요” 안과에서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 중의 하나이다. 이렇게 눈앞에서 뭔가 떠다니는 증상을 비문증이라고 부르는데 10명 중 7명 정도의 사람들이 평생에 한번은 겪을 만큼 흔한 증상이다. 이런 비문증은 왜 생기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 눈은 둥근 공 같은 모양이며 이 공 안에는 유리체라고 부르는 젤리 같은 물질들로 채워져있는데 나이가 들며 이 젤리 같던 유리체가 액화가 되고 남은 부분들이 뭉쳐 결정을 이루게 된다. 비문증은 우리 눈안에서 실제로 혼탁한 결정이 생겨 눈 안을 떠돌아다니면서 생기는 증상이며 떠다니는 결정의 모양에 따라 날파리, 지렁이, 먼지, 큰 가루라고 여러 가지 표현을 하게 된다. 실제로 존재하는 결정이므로 비문증을 없애기 위해서는 수술을 해서 제거하는 방법이 유일하며 안약이나 먹는 약으로는 치료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 결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야에 영향을 주지 않는 주변부로 이동해서 없어지기도 하고 적응이 되어 크게 불편하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수술의 부작용 등을 고려해볼 때 다른 질환이 동반되지 않으면 단순한 비문증 만으로는 치료하지 않고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그럼 어떤 경우에 비문증이 치료가 필요할까? 유리체가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수축이 되면 카메라의 필름 같은 존재인 망막에서 떨어져 나가는데 이 때 망막을 잡아당기며 찢게 되면 망막열공이 발생을 하고 찢어진 망막 사이로 액화된 물이 들어가 망막이 떨어지는 망막박리가 일어날 수 있는데 이 망막열공과 망막박리가 대표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비문증을 나타내는 망막질환이다. 특히 망막이 찢어질 경우 찢어진 부위에서 발생한 피나 색소가 눈 안을 돌아다녀 비문증을 만드는데 이렇게 비문증이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 꼭 안과를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망막열공만 있거나 망막박리가 국소적인 초기에 안과를 방문하게 되면 레이저 치료로 망막박리 진행을 방지할 수 있으나 망막박리가 어느정도 이상 진행하게 되면 결국 수술적 처치를 해야 된다. 또한 포도막염 같은 염증이 생기거나 눈에 피가 발생하는 당뇨망막병증, 망막정맥폐쇄의 경우도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 비문증이 있는 사람들이 안과 검진을 받게 되면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대부분 나이가 들며 발생하는 생리적 비문증이 대부분이며 방금 이야기 했던 병적인 비문증은 전체 비문증의 5%정도만 차지한다. 하지만 병적인 비문증을 방치하게 되면 실명으로 이어질수 있기 때문에 특히 비문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빛이 번쩍거리는 광시증과 같이 나타났을 때, 비문증이 없다가 처음 나타났을 경우에는 안과에 가서 망막 상태를 살펴보는 안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안저 검사를 할 때는 카메라의 조리개 역할을 하는 홍채를 수축시켜야 안저 주변부까지 확인이 가능하므로 조리개를 열어주는 산동검사를 하게 되는데 안약을 넣고 눈동자를 키우게 되면 3~4시간 정도는 눈이 부시고 앞이 잘 안보일 수 있으니 자가 운전은 피해서 안과를 방문하도록 하자 

지금까지 흔하게 나타나지만 망막박리라는 무서운 질병과 연관될 수 있는 비문증에 대해 알아보았다. 비문증이 있는데 아직 안과 검사를 받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안과를 방문하여 검사를 시행해 보자. 이 칼럼을 통해 망막 열공을 조기 발견하여 망막박리를 예방하게 될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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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2020-09-14 19:13:34
성실한 진료로 환자에게 감동을 줍니다

일산동 주민 2020-09-14 18:18:01
원주세브란스 안과 추헌구 교수님께 방문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