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위드 코로나19 시대 도시개발의 방향은
[문화칼럼]위드 코로나19 시대 도시개발의 방향은
  • 전영철
  • 승인 2020.09.13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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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지리한 장마와 2차 팬데믹, 연이은 태풍이 강타한 여름이 지나고 가을의 초입으로 접어들었다. 해마다 이맘 때면 시민의 날로 시작해 댄싱카니발 등 다양한 가을축제로 도시가 들썩였지만 올해는 그러한 일상이 송두리째 없어져 버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원주는 홍수와 태풍 등의 자연재해에 어느 정도 안전한 도시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다만 전염성 질병에는 수도권과의 근접성 때문에 안전성 확보에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지테마파크가 폐쇄된 가운데 열리고 있는 온라인 한지문화제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어떤 콘텐츠와 메시지를 담느냐에 따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일대 혁신적인 일이었다. 평상시 같으면 해외 토픽같은 일들도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다. 캐릭터가 관광객을 대신해서 서울의 거리를 활보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해외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되고 있다. 해외여행의 즐거움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공중에서 몇 시간을 배회하며 해외여행 대신 비행여행을 제공하는 항공사도 생겼고 여객 대신 화물을 싣기 위해 비행기 좌석을 떼어내고 화물기로 바꾸는 일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지금 이 순간에도 치료제와 백신, 항체개발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종식을 길게 보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프랑스 파리나 호주의 멜버른 등 선진 도시들은 생활권 중심의 도시개발로 방향을 전환하였다고 세계경제포럼은 보고하고 있다. 걸어서 또는 자전거를 타고 15분 또는 20분 내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도시로의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원주에서도 다행인 것은 기후위기에 대한 상황을 인식하고 공유하는 시민운동 차원의 자그마한 실천운동이 플라스틱용기 줄이기, 우산공유,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 등의 캠페인성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과 생활폐기물을 본질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도시공기오염이나 온난화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원주도 나름 대질병과 기후변화와 공존하는 시대에 있어 도시개발 전략에 있어 일정부분 수정이 요구되어 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도심 녹지공간의 충분한 확보가 필요하다. 팬데믹 시대 밀폐된 실내공간은 절대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주거지역에 가까운 공간에 대형공원보다는 쌈지공원 형태의 공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도심 저밀도 개발이 필요하다. 기존의 거점형 고밀도 도시개발에서 탈피하여 생활권별로 필요한 기능을 재분배하는 저밀도 소거점형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당연히 열린 오픈 스페이스의 개발도 필요하다.

셋째, 소규모 문화거점이 필요하다. 도서정가제의 도입으로 원주에도 열두 개의 독립서점이 있을 정도로 요즈음 소규모 문화공간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작은도서관, 독립서점, 독립문화예술공간 등 소규모의 문화시설 및 거점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넷째, 다시금 인터넷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의 구축이 필요하다. 비대면 시대로 전환하면서 스마트도시의 구축과 더불어 다양한 인터넷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도 구축하여야 한다.

다섯째, 도시공간을 시민들이 자유로이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기존의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고 쓰임새를 고민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류는 진화하고 또 지금까지의 삶의 태도와 행동을 전환시키고 있다. 그래야만 생존할 수 있기에 그럴 것이다. 지역도 그럴 것이다. 질병과 기후변화와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시대 개발에 대한 속도와 방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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