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지저수지 석조보살입상 “내 코 돌려줘”
매지저수지 석조보살입상 “내 코 돌려줘”
  • 심규정 기자
  • 승인 2020.10.26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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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유형문화재120호 훈남 불상 평가
코 깨지거나 심하게 마모돼 흔적 없어
시 “코가 마모됐다고 문화재 가치 떨어지지 않아”

흥업면 매지저수지에 위치한 석조보살입상의 코가 심하게 마모돼 사실상 기형적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원주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4월 매지저수지 거북섬에 있는 강원도유형문화제 120호 석조보살입상 보호각 건립 및 주변정비공사에 착수했다.

지난 2008년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거북섬은 왜가리, 중대백로 서식지로 이들 철새들의 배설물로 인해 수목이 고사하고 불상을 더럽혀 보호방안 마련이 요구됐다. 시는 현재 지붕을 갖춘 보호각 설치에 나서는 한편 조만간 고사한 수목을 제거할 계획이다. 석조보살입장은 온화한 미소에 미남불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코가 심하게 마모돼 흔적을 찾기 힘들다. 거북섬으로 이전해 옮겨 오기 전 매남동에 있을 때 코를 가루 내어 먹으면 득남을 한다는 설이 전해지면서 아들을 원하는 사람이 코를 긁어가는 바람에 현재는 코가 없다. 시민 박모씨(52·단구동)는 “훈남 불상인데 납작코도 아니고 흔적이 없다보니 안타깝다”며 “보수해서 복원해 제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상 석조불상이나 탑 보수에 나설 경우 화강암으로 덧씌우기 한 뒤 ‘색맞춤 컬러링’을 통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보존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주시 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원형이 어떻게 생겼는지 고증할 방법이 없다”며 “코가 마모됐다고 불상의 문화재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가 석조보살입상 보수에 나설 경우 강원도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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