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연이지만 행복합니다
[기고] 조연이지만 행복합니다
  • 김광수
  • 승인 2020.12.0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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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원주시 부시장]
△김광수 [원주시 부시장]

지난주, 예산부서 직원들과 함께 국회를 방문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의 막판 계수조정을 앞두고 협조를 부탁하기 위해섭니다. 코로나 19로 정부예산 구조 조정이 예고 돼 있어 지자체마다 예산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인지라 가만히 넋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원주시민의 마음을 담은 감자떡을 싸서 올라갔습니다. 예산 때문에 국회를 가는 것은 올해는 이게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2020년 달력도 이제 한 장 남았습니다. 재작년 7월 원주시 부시장으로 임명 받았으니 벌써 2년 6개월째입니다. 원주시 역사 이래 가장 오래 근무한 부시장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저의 생활신조는 근면성실입니다. 고향인 원주에서 땀 흘리는 보람을 느끼며 쉼 없이 달려온 일들이 머릿속에 파노라마처럼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원창묵 시장의 원대한 비전을 하나하나 일궈나가기 위해 신바람 나게 일했습니다. 3선 10년을 쉼 없이 달려왔으니 이젠 좀 천천히 뛰셔도 되리라 생각한 적도 있지만, 주말에도 원주천댐이며 간현관광지, 둘레길 등 현안사업 현장을 살펴보고 일일이 챙기는 원창묵 시장의 모습에서 원주에 대한 열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원주시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습니다. 이광재 국회의원과 송기헌 국회의원입니다. 총선 직후 이광재 당선인과 함께 정부 세종청사를 달려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선거가 끝나고 축배의 시간을 가질 법도 했지만, 1박 2일 일정으로 정부 세종청사를 방문해 실무자들 앞에서 직접 브리핑을 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공무원들이 정부의 문턱을 쉴 새 없이 오가도 이루기 어려운 성과를 일당백처럼 거뜬히 해결하셨습니다. 송기헌 국회의원은 자료를 챙겨 가면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검토하시고 하나하나 챙겨주시며 적극적인 도움을 주셨습니다. ‘제가 할 일 또 없나요’라며 원주를 위해서라면 항상 함께해 주셨습니다.

올해 국립전문과학관 유치라는 기쁜 소식을 시민 여러분에게 전해준 것은 한편의 감동 드라마였습니다. 서울과 울산, 전남 등 내로라하는 자치단체와 경쟁했기에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원주시민을 위해, 특히 자라나는 원주시 청소년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도전했습니다. 야근도 해가며 새벽까지 발표 연습과 논리를 개발했던 기억이 지금도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원창묵 시장 특유의 선견지명으로 예상질문을 뽑아서 치밀하게 준비하고 직원들은 심사위원의 동선을 확인하며 하나하나 꼼꼼하게 대비했습니다. 가로조경에까지 신경 쓸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혼연일체가 되어 준비했습니다.

국립전문과학관 유치는 원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큰 성과입니다. 아울러 지방하천인 원주천을 국가하천으로 승격시켜 정부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끌어낸 것과 정지뜰 호수공원 조성사업을 전액 국비로 진행되도록 성과를 낸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돌이켜보니 원창묵 시장의 전략적 선택과 이광재, 송기헌 두 국회의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저 열심히 뛰는 조연이었습니다.

코로나 19 재확산에 따라 현재 지역사회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방역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에도 연이은 확진자 소식이 들리자 얼마 전 시장님이 간부회의에서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참석자 모두 가슴이 아렸습니다. 원주시는 현재 정부의 방역지침과 매뉴얼을 따르며 철저한 방역과 선제적 진단검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시민의 안전과 건강이 우선입니다. 원주시민은 위대합니다. 원주시민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제 집무실 책상 위에는 일부 사회단체에서 주신 여러 개의 감사패와 공로패가 있습니다. 35년 공직생활 중 가장 값진 35만 원주시민의 선물입니다. 매일 아침 ‘지역발전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란 글귀를 보며 더 열심히 일하라는 의미로 새깁니다. 원주시를 위해서라면 주연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원창묵 시장이 그랬듯, 원주시와 원주시민만을 바라보고 엔딩 크레딧까지 조연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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