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인구가 적기 때문에 큰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은 스스로 작게 보는 것”
이광재 “인구가 적기 때문에 큰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은 스스로 작게 보는 것”
  • 심규정 기자
  • 승인 2021.01.10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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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본지 신년 인터뷰
“미래 설계하는 일에 집중”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꾸는데 최선”
“지난 10년 세계를 보는 눈, 우리의 현실 직시”
△이광재 의원 [사진=원주시의회 제공]
△이광재 의원 [사진=원주시의회 제공]

이광재 국회의원(원주갑)은 “강원도 인구가 적기 때문에 큰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은 스스로 작게 보는 것”이라며 “이 나라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제가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본지와 신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힌 뒤 “(지금은)대한민국의 설계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달변가답게 논리적 어조로 질문 내내 막힘없이 답변했다. 인터뷰는 이날 원주시의회 작은도서관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감한 질문인데,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이제 대권을 내다봐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22대 국회는 서울의 상징적인 지역구로 옮긴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서울을 왜 가요. 갈 생각 있으면 지난 총선에 갔어야지요. 강원도가 인구가 적기 때문에 큰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들 합니다. 이거야말로 스스로 작게 보는 것이라고 봅니다. 코로나19 이후 포스트 리더십에 주력하겠습니다. 강원도민들의 마음은 두 가지겠죠. 강원도에서 대통령이 나왔으면 하는 것, 도지사로서 잘살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 나라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리더십의 내용이 중요합니다. 정치인들이 설계도 없이 정치하는 게 우리의 비극입니다. 따라서 설계도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시대에 기여할 수 있는가, 이게 더 중요하겠죠. 저는 자리를 차지한다는 생각으로 정치는 하지 않습니다. 정치꾼이 있고 정치가가 있는데 저는 정치가가 될 겁니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꾸는 게 우선입니다”

-작년 7월이었죠. 광물자원공사에서 열린 ‘강원도 미래. 철도에서 길을 찾다’란 정책세미나에서 한국철도공단 김상균 이사장이 이광재 의원님이 임기도 시작하기 전부터 찾아와 현안사업을 챙기시는 모습을 보고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극찬했는데, 결과적으로 여주~원주복선전철사업이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했습니다. 어떻게 준비해 오셨나요.

“2010년 강원도지사 출마 시 도민들에게 약속한 겁니다. 그때도 된다, 안 된다 말 많았죠. 지난 총선에서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강원도가 패배 의식에 너무 젖어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 사람은 몇 분마다 전철이 도착하는 역을 하나씩 갖고 있는데, ‘강원도가 홀대받고 있다’고 하면서 스스로 마음으로 홀대하고 있는 것이라 봅니다. 꿈을 갖고 확실하게 도전하자,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야 멋있게 살 수 있습니다. 남의 더부살이를 해서는 자기 운명을 못 바꿉니다. 역사의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제가 만난 야당 정치인이 “당을 떠나 이광재 국회의원이 일 잘하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꿈이 정확하고 명확하게 설득하면 못할 것도 없습니다. 자꾸 주변부 의식하지 말고 당당하게 이 세상의 주인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습니다. 꿈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총선 공약인 문막역 신설은 정말 가능할까요.

“부론국가산업단지 성공여부, 그리고 문막읍이 커지면 못할 게 없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그만한 수요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겁니다. 서울 지하철은 촘촘하잖아요. 문막,부론,호저,태장은 땅의 면적으로 봤을 때 아주 중요합니다. 큰 틀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광재 의원 [사진=원주시의회 제공]
△이광재 의원 [사진=원주시의회 제공]

-10년 만에 정치무대에 복귀했는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중앙정치에서도 저 같은 경우처럼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합니다. 모두 도민들 덕분입니다. 세계를 보는 눈, 한국이 처해있는 현실을 정확히 알 수 있었고, 구체적인 정책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G20가 아니고 미·중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적어도 독일 정도의 국가는 돼야 합니다. 이런 꿈을 이야기하면 저보고 몽상가라고 하고, 국가의 미래비전을 이야기하면 국가설계자라고 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이야기하면 정책통이라고 하는데, 세계 전체를 보지 못하면 경영을 할 수 없습니다. (지난 10년이)힘든 시간이었지만, 저에게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기회였습니다”

-평소 “분열의 역사를 끝내고 통합의 시대를 열겠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을 보면 이른바 ‘문빠’, 혹은 ‘대깨문’만 바라보고 정치한다는 비판적 여론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더불어민주당도 비판을 받지만, 국민의힘도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죠. 미래로 나가는 열차를 누가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많은 정치인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하는데, 권력투쟁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정치인이 “권력은 양파껍질 까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양파로 요리를 만들겠습니다. 미래지향적인 정치하겠습니다. 저는 남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남을 비난하는 시간은 자기 인격을 파괴하는 시간입니다. 비판은 쉽지만, 대안을 만드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새로운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남들은 저에게 회색분자라고 이야기한다”고 발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진보·보수가 양보해서 통합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걸 회색분자라고 하면 난 기꺼이 회색분자가 되겠습니다. 미국과 잘 지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걸 친미주의자라고 하면 나는 친미주의자 되겠습니다. 중국과 잘 지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걸 친중주의자라고 하면 나는 친중주의자가 되겠습니다. 북한과 협력해서 미래의 터전을 열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걸 친북주의자라 하면 난 친북주의자가 될 겁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가치가 있습니다. 가치가 통합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석양이 왜 아름다운가요. 낮과 밤이 만나기 때문이죠, 왜 일출이 아름다운가요. 밤하고 아침이 만나기 때문입니다. 다름이 만났을 때 위대해집니다. 이걸 알아야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회색분자라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색깔을 통합시키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지난 총선에서 “원주를 전국의 모델 도시로 만들겠다”, “클라스가 다른 것을 보여주겠다”고 하셨는데, 하나하나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원주의 미래상을 말씀해 주시죠.

“결국은 경제성장입니다. 그러나 빈부격차는 크죠. 소득, 교육, 의료, 돌봄, 노후 삶이 보장되는 게 중요합니다. 강력한 미래산업을 통해 삶의 질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미래형 도시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의원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생각 가운데 어떤 키워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나요.

“원대한 꿈을 가져야 비참한 운명을 끝낼 수 있습니다. 노력하면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 겪었는데 강대국 사이에서 운명을 바꿔야 합니다. G7,G5로 가야 합니다.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역 정치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식당,서당,경로당이라고 봅니다. 정치하려는 것은 나와 내 이웃의 아픔을 해결하는 것,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식당이 중요하고, 부모의 소득이 아이의 교육격차를 낳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공부하지 않으면 안돼요(서당). 마지막 노후불안입니다, 준비가 안 되면 노후 빈곤이 오고, 가난 때문에 자살하고 있습니다. 노인복지에 집중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경로당). 지역 정치인들이 노력해 달라는 이야기입니다” 

-다독가로 알려졌는데

“정치 복귀하기 전에는 한 달에 10권 정도 읽었는데, 국회의원 되고 나서는 일주일에 1권 읽기도 힘듭니다. 평소 새로 나온 책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최근 ‘그림의 힘’(김선현)을 아주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몸이 멀어져 마음도 멀어지는 시대, 위로가 필요할 때, 치유가 필요할 때, 회복이 필요할 때 토닥여주는 것 같아 따뜻한 위안이 됐습니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로 모든 분들이 너무 힘들어하십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죄송한 마음입니다. 지역발전과 시민의 건강을 위해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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