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 지사의 도넘은 막말
<사설>최 지사의 도넘은 막말
  • 편집국
  • 승인 2016.05.30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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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지사가 “문화예술인들은 거지”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아무리 문화예술인들의 생활이 열악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말이지만, 강원도백으로서 해도 너무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도청에서 열린 최문순지사, 원주출신 도의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다. (옛 원주여고 부지와 종축장 부지 맞교환을 위한 재상정이)어렵다는 게 절차상 어렵다는 것인지, 당초 복합문화공단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어렵다는 것인지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본지취재팀 녹취록에 따르면 이날 최 지사는 답변도중 “문화예술인들은...”하며 잠시 머뭇거리다 ‘거지발언’을 했다. 본인도 잠시 생각을 하고 툭 던진 발언이다.

그렇다면 최 지사에게 묻겠다. 옛 원주여고부지에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게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문화예술인들이 거지처럼 생활이 열악해 활성화에 별 도움이 안된다는 말인가.

최문순 지사와 원창묵시장이 옛 원주여고 부지에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공약을 내걸었을 때 그동안 어려운 환경에서 활동해온 지역문화예술인들은 큰 희망을 가졌다. 이번 막말은 상실감에 빠진 문화예술인들에게 소금을 뿌린 테러수준의 말실수다.

그들의 열악한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펴왔는지 궁금하다. 옛 원주여고에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게 바로 그런 노력의 일환 아닌가.

최지사는 문화예술을 말할 자격이 없다. 도지사라는 공적위치는 매사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고도의 절제된 발언이 나와야 한다. 이날 발언장소에는 원주지역 8명 도의원 전체, 그리고 배진환 행정부지사, 문화예술과장 등 공무원, 일부 언론사 기자가 함께 했다.

원주지역의 현안을 논하는 무거운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단순하게 말실수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저잣거리에서나 나올 법한 농담수준의 발언이다. 평소 문화예술계에 대한 최 지사의 그릇된 사고의 일단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지금 원주지역은 옛 원주여고 부지 문제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상처받은 시민들을 어루만져 주기는 커녕 오히려 상처를 덧나게 하는 최 지사의 막말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설명이 안된다. ‘세 번 생각한 후에 한 번 말하라’는 공자의 삼사일언(三思一言)을 되새기길 바란다. 최 지사는 문화예술인들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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