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칼럼>개 만도, 최순실 만도 못한 X
<이재구칼럼>개 만도, 최순실 만도 못한 X
  • 이재구변호사
  • 승인 2016.11.0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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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구<변호사>

변호사를 하다보면 돈 앞에 눈이 어두워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안면 몰수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친구나 친척과도 돈거래를 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돈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평소의 안면 때문에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 “형님 이번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 번만 도와주시면 평생 은혜를 갚겠습니다.”,“평생을 업어주고 살아도 모자랍니다. 고마움을 잊지 않겠습니 다.” 돈을 빌려달라고 할 때는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달라붙는다. “이번만 빌려주면 바로 해결이 되니까 도와줘요”돈을 빌려주고 싶지 않고 혹시 떼이지나 않을까 걱정이 든다. 그때 던지는 미끼는 사람의 욕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이번에 돈을 대주면 바로 사업허가가 나고 수익이 몇 배 나게 되니까 이자를 30% 쳐서 줄께”이자에 눈이 어두워진다.

은행에 예금을 해도 이자가 거의 없는 요즘 확실한 사람, 확실한 수익이 보장 된다는데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처음에 이자가 바로 입금된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 이 부자가 된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란 없다. 쉽게 돈을 버는 것도 없다. 이자를 많이 준다는 것 은 거의 100% 사람의 욕심을 자극하는 것에 불과하고 실제 수익과는 무관하게 돈을 빌리는 미끼가 될 뿐이다. 어느 순간부터 이자가 연체되기 시작 하면 불안해 지기 시작한다. 이자도 들 어오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으면 혹시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 사람이 설마...”

그러나 참다못해 변호사를 찾아 상담하게 되면 더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게 된다. “재산을 찾아보니 빈털터리네요. 가진 재산도 없는데 뭘 믿고 돈을 빌려 주었어요?” “네? 그럴 리가 없는데요. 천안에 땅도 있고 영월에 부모님이 큰 주유소도 한다고 했는데..”, “채무자 이름으로 된 재산은 전혀 없네요. 얼마전 살고 있던 아파트도 처분했네요”  결국 변호사를 선임하고 인지대를 법원에 납부하는 출혈을 감수하고 법원에 소장을 제출한다. 이때 “아마 상대방이 소장을 받으면 바로 연락이 오고, ‘미안해. 갚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늦어졌어. 바로 소 취 하를 해주면 갚을게’라는 얘기를 할거야” 라는 상상을 한다.

얼마 후 연락이 온다. 상대방의 전화는 오지 않고 법원에서 등기가 날라온다. “답변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돈을 빌린 사실이 없고 빌린 돈은 다 갚았습니다. ”두 눈을 뜨고 보아도 믿겨지지 않는 답변이다.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다시 연락이 온다. “차용증을 정리해서 주세요. 돈을 빌려준 근거를 제출해야 되요” “꼭 차용증이 있어야 하나요? 그냥 수시로 믿고 돈을 보내주고 받았고 현금도 빌려준 것이 있어 정확하게 계산이 안돼요”

사무실을 찾아와 불안해 하는 의뢰인들을 보면 항상 이런 생각이 든다. 상대방은 어떤 사람일까? 왜 사람을 힘들게 하고도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을 까? 마음속으로는 이럴 때마다 '개만도 못 한 사람이 있긴 있나 보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세상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스스로 욕심을 내지 않고 사기를 당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 최순실의 국정농락을 보면서 공직자들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고 소신껏 일을 처리했더라면 최순실이 최고의 비선실세가 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순실이만도 못한 못난 공직자들이 더 각성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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