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방한담> 색깔음식과 건강
<차방한담> 색깔음식과 건강
  • 금태동
  • 승인 2017.08.14 05:3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금태동<시인>

모든 물상은 고유의 색()이 있다. 색은 본질적으로 사물의 존재를 의미하는 자기표현의 형상이고, 자기만이 갖는 자산이며, 자신의 성격을 표현하는 개성으로 표출된다. 생활의 모든 현상은 적절한 경계를 둔 색의 구분으로 조화를 추구한다.

고유의 어떤 색도 귀하거나 천한 그런 구분이 있을 수 없겠지만 인간은 좋아하는 색과 그렇지 아니한 색을 구분하여 색에게도 서열을 매기고 있다. 황금색 도포를 입을 수 있는 것이 오직 황제에게만 가능했다면 적색이나 청색 또한 귀족의 반열에 오른 색일 것이다. 색이 인간에게 행복과 건강을 가져다 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다시 한 번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살아있는 생물은 색을 자기보호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이른바 보호색이다.

화려함으로 치장한 비단붕어는 좀 특별하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물고기는 수초와 물속의 환경에 잘 어우러져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그 존재를 쉽게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군복이 녹색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스키부대의 점퍼가 흰색으로 디자인된 것 또한 보호색을 이용한 전술의 일부임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가하면 우리가 즐겨먹는 과일이나 음식 또한 제각각 고유의 색을 지니고 있다. 가지는 보라색을 띠고, 토마토는 빨간색, 자몽은 황색이다.

이런 과일들의 고유색상이 생성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 또한 과학적인 보호본능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비와 바람 혹은 자외선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지는 방어물질들이 과일의 색소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우리 몸에 유해한 활성산소를 막아주고, 면역, 노화방지,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이른바 “파이토케미컬(phytochemycal)”이다.

한의학 고서에는 음양오행을 이용한 다섯 가지의 색깔과 맛, 그리고 오장육부의 건강이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고 전한다. 즉, 청.적.황.백.흑의 다섯 가지 색은 신맛 쓴맛.단맛.매운맛.짠맛의 다섯 가지 맛과 간장.심장.비장.폐장.신장의 다섯 가지 장부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는 뜻이다. 과일이나 음식도 흰쌀, 밀가루, 설탕과 같이 흰색으로만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하여 자연에 순응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색깔의 과일이나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는 의미다.

십수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Five a Day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하루에 다섯 가지 색깔의 채소나 과일,곡류를 섭취하자는 운동인데 각종 성인병이나 암 등 치명적인 질병의 발병률이 현저하게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어 색깔음식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추세다. 5가지 색깔음식을 산책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겠다. 풍부한 엽록소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녹차.매실.브로콜리 등의 녹색음식, 검은깨.검정콩.오골계 등 항산화 능력을 길러주며,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검은색 음식, 사과.고추.복분자.석류 등 천연 항암성분이 함유된 레드푸드, 호박.당근.된장.생강 등에 함유된 ‘카로티노이드’성분은 노화를 늦추는 옐로푸드, 현미.마늘.도라지.양파 등 흰색 음식은 콜레스테롤 조절에 효과가 있다.

색깔음식을 골고루 섭취함으로써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은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는 것이지만 아무리 입에 맞는 음식이라도 한 종류만 먹다보면 얼마가지 않아 식상하게 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이치다. 제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 만물이 조화롭게 작용하여 모난 자를 어질게 만들고, 병든 자를 치유하게 하며, 삶의 풍요를 위한 소재로써의 색이 효용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bn 2017-08-17 13:45:2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5가지 색깔음식 먹도록 노력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