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 칼럼>세대차이를 넘어선 트렌드의 변화
<이재구 칼럼>세대차이를 넘어선 트렌드의 변화
  • 이재구
  • 승인 2017.11.27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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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구<변호사>

최근 베스트셀러인 ‘사피엔스’ 책에서는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1789년의 프랑스 혁명, 1848년의 유럽민주화혁명, 1917년 러시아 혁명 등이 현대의 혁명이라고 하면, 오늘날은 모든 해가 혁명이다”라고 했다. 매년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1년 전과 현재의 차이는 과거 100년의 차이보다 더 커지고 있다.

기성세대와 달리 요즘 젊은 세대들은 서로 가까이 근접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다르다. 기성세대는 함께 어울리고 떠들썩하게 즐기는 모임을 하려고 한다. 여행을 하더라도 여러 명이 같이 즐기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공유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의식은 완전히 변하고 있고 홀로 사색하고 휴식하는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대세로 바뀌고 있다. 여행사에서 통계를 낸 것을 보면 혼자서 해외 여행을 하거나 비행기 티켓을 사는 비율이 30%를 넘어섰다고 한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나만의 취항에 몰입하는 것이 추세이다. 이러한 고독한 사람들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은행이나 보험, 카드사들도 1인을 위한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1인을 위한 호텔, 식당, 극장, 편의점 패스트푸드 등도 히트하고 있다. 그런데 혼자서도 럭셔리하고 스타일리시한 정찬을 즐기고 고급스런 식당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결혼하지 않고 사는 싱글족들도 늘고 있지만 결혼하고 가정을 가진 직장 남성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남성들은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집안 일도 해야 하고 가사를 공유하면서 아이도 키워야 하며, 여성들이 원하는 요구에 맞추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 시대가 되었다. 남자들은 자신만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 가정이나 직장에서 충족하지 못한 행복한 감정을 느끼려고 한다. 일본의 작가 모리 히로시는 “고독해서 괴로운 것이 아니라 고독하지 않아서 괴로운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이 작가는 혼자 은둔생활을 하면서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으면서 홀로 지냈지만 외롭기는 커녕 더 창조적이고 활기가 넘쳤다고 한다.

요즘 사람들은 특별함보다는 평범함, 소유보다는 향유, 미래보다는 현재, 큰 강도 높은 행복 보다는 잦은 작은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혼자만의 시간, 공간을 찾아서 행복을 추구할 수도 있고 가족, 친구들과 공동으로 행복감을 느끼려고 노력할 수도 있다. 조용하게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SNS를 통해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거적때기를 덮고 자면서도 한부분에서 만큼은 호화로움을 추구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급변하는 시대에서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얼마 전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2018 관련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는 김난도 교수는 2007년부터 매년 소비트렌드를 분석하여 트랜드 키워드를 발표해 오고 있다.

자신도 요즘의 소비자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연구하고 있지만 아들과는 도저히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실토했다. 예를 들어 자신은 샴푸를 쓰다가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 물을 부어 몇 번 헹구어 쓰려고 하는데 아들은 그냥 그것을 버리고 새것을 뜯어서 쓴다는 것이다.

아무리 얘기해도 아들은 그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도 아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태어난 시기는 춥고 배고픈 때였고, 아들과 같은 신세대가 태어난 시기는 풍요로운 시대였기 때문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세대차이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다른 나라에 태어난 사람과도 같다. 이제는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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