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타령>여성의 도시 원주...명성 잇자
<지역타령>여성의 도시 원주...명성 잇자
  • 김대중
  • 승인 2015.06.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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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중파 방송 KBS와 MBC에서 사극 징비록과 화정을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두 방송사의 간판 홈드라마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공교롭게도 시대적 배경이 모두 같다.

선조와 광해군 시대다.

당연히 임진왜란도 배경이된다.

두 방송사가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을 동시에 방영하는 것도 극히 드물고 이례적이다.

당초 기획 당시 서로 전혀 몰랐는지 아니면 알고도 진행했는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두 방송사가 같은 시대적 배경의 사극을 동시에 방영할 정도로 선조와 광해는 어떤 면으로든 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두 인물이 시대적 배경이된 것은 이번 만이 아니다.

역대 군주중에 방송이나 영화 소재나 시대적 배경으로 가장 많이 나왔다.

단골이 공통점이다.

왕이된 남자, 왕의 얼굴, 왕이된 남자 광해 등 10편이 넘는다.

조선 14대 선조와 15대 왕 광해에겐 또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둘다 원주라는 땅과의 인연이다.

원주는 선조에겐 처갓집 동네다.

그의 부인 인목왕후의 친정이 바로 원주다.

원주시 문막읍의 옆 동네인 지정면 안창리이다.

지금도 집터가 그대로 있고 아버지 연흥부원군 김제남의 신도비가 있다.

첫째 부인 의인왕후가 아이를 낳지 못하자, 19살에 50이 넘은 선조에게 시집을 갔다.

그리고 정명공주와 영창대군을 낳았다.

비극의 주인공들이다.

지금 드라마 화정과 징비록에서도 나온다.

선조의 아들 광해에게 원주는 무슨 인연인가.

그 어머니 공빈김씨 또한 원주 출신이다.

원주가 외갓집 동네인 것이다.

참 특별한 인연이다.

같은 동네 출신의 여성들을 부인으로 맞다보니 그런거다.

왕비와 후궁이란 차이만 있다.

여기까진 좋은 인연이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여기까지의 인연으로만 끝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데 참단한 비극의 인연으로 남았으니 말이다.

광해는 배다른 형제인 인목왕후의 아들 영창을 죽이고 친정 아버지와 형제들마저 제거했다.

아버지 김제남은 부관참시까지 당했다.

인목왕후와는 부모를 죽인 철천지 원수 사이가 됐다.

같은 고향에서 같은 왕의 부인이되고 그 자식으로 태어난 특별한 인연에서 말이다.

역사상 이런 인연도 없으리라.

그리고 1623년 광해는 재위 15년만에 다시 원주를 처가로 둔 인조에게 쫓겨난다.

인조의 부인 인열왕후는 원주 인동 출신으로 선조때 문신 한준겸의 딸이다.

한준겸은 조선 중기 대학자며 문신인 한백겸의 동생이다.

인목왕후는 같은 고향 원주사람의 자식으로부터 자식과 아버지와 형제를 잃었다.

그리고 그 원수를 고향 원주 사람이 갚아 준 꼴이됐다.

선조부터 광해 인조로 이어지는 3대에 일어난 일이다.

아무리 임금의 권력이 절대적이었던 봉건군주시대였지만 동시대 왕비들의 고향이 같은 원주였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원주 출신의 여성들이 잇따라 왕비로 간택된 참으로 의미있는 땅이다.

원주는 5백여년전 이들 왕비들이 태어난 상서로운 땅으로 더욱 부각된 것이다.

그러니 원주는 이들 3명의 왕들이 통치하던 시기엔 조선에서 뜨거운 관심의 땅이었던 셈이다.

궁중에선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선조의 원주 사람 애착은 특별했던가 보다.

총애하던 공빈이 죽자 다시 원주 사람 인목왕후를 맞았으니 말이다.

원주는 왕비의 땅이다.

원주는 여성의 도시다.

원주는 왕비뿐 아니라 문학 예술 학문등 모든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

여성 성리학자 임윤지당, 여성문인 박죽서, 김금원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원주에 이보다 더 강력한 스토리텔링은 없을 것이다.

어떤 지역은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없다고 한탄한다.

원주는 넘친다.

하늘이 내린 축복이다.

모든 것이 특급 역사 문화자산이다.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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