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는 살아있는 나무다
가로수는 살아있는 나무다
  • 김기홍
  • 승인 2015.07.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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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777.jpg▲ 김대중<언론인>
 
세계적인 남성 잡지 ‘맥심’과 뉴스 매거진 ‘더 위크 ’ 등 70여 종의 온 오프라인 잡지를 창간한 잡지 제왕 펠릭스 데니스(FelixDennis).

독신자였던 그는 지난해 숨지면서 자신의 전 재산 8억달러를 자신이 설립한 ‘영국 숲의 심장 프로젝트’라는 재단에 남겼다.

그가 남긴 시에 이런 말이 있다.

‘나무를 심는 건 불멸과 나누는 윙크’ 인간은 나무를 생활공간에 심으며 공생한다.

도심에는 가로수로 심는다.

도심에서 가로수는 잘 자라야되고 도심과 잘 어울려야되고 인간에게 도움이돼야 한다.

그런데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키려면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가로수에 쓰일 나무의 성질이다.

어떤 나무인지를 알아야 한다.

원주 도심에 심은 나무들은 어떤가.

먼저 시청에서 단관택지로 가는 시청로 청구아파트 주변의 가로수를 보자.

심은지 10년이 훨씬 넘어서 아름드리에 키는 수십미터에 달하는 메타세콰이어다.

담양메타세콰이어길에는 비교도 안되지만원주의 메타세콰이어길이다.

가을에는 단풍으로 아름다운 거리가 되고 봄 여름에는 거대한 녹색 숲을 이뤄준다.

그런데 이 나무 아래 도로와 가로 화단이 어떤지 관심 둔 사람들은 놀랄 것이다.

메카세콰이어는 속성수며 몸집이 크기로 유명하다.

둘레는 1~2m 넘는게 기본이고 키도 35m 이상 자란다.

나무가 이렇게 크려면 뿌리가 실하게 자라서 튼튼히 박혀야 한다.

그러다보니 이 나무는 다른 나무들과 비교가 안되게 밑둥과 뿌리가 크게 성장하면서 가로화단은 이미 오래전에 망가져 재공사를 했다.

그런데도 다시 망가지고 있다.

최근엔 도로밑에서 뿌리가 커지면서 도로마저 울퉁불퉁해지고 있다.

다음은 무실동 시청앞쪽 LH아파트와 요진아파트 단지 도로변 중국단풍 가로수다.

이 곳 가로수들도 나무의 성장으로 뿌리가 커지면서 인도를 들고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가로수들이 무쇠로 만든 소위 가로수 보호덮개에 숨통이 죄어지고 있다.

나무가 자라면서 밑둥을 감싸고 있던 무쇠가 반대로 나무를 파고 드는 것이다.

어떤 나무들은 이미 깊숙이 파고 들어 교체한 것도 있다.

토사유출방지와 잡초방지, 빗물흡수 등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시설물이라 한다.

자신을 보호한다는 시설물에 죽임을 당하는 꼴이된 것이다.

원주뿐아니라 대한민국 곳곳에 널려 있다.

무지막지한 무쇠 덮개가 없으면 빗물은 더 잘 스며든다.

나뭇가지와 잎이 있는데 비가 얼마나 쏟아진다고 토사가 유출되겠는가.

가로수 덮개 없는 곳엔 민들레 강아지풀 등이 봄 여름 가을로 화단이되고 도심녹지가 된다.

세계 생태수도로 불리는 친환경도시의 상징인 꾸리찌바는 저비용 행정이 만든 도시다.

소위 가로수 보호덮개란 것은 단언컨대 업자를 위한 행정의 사기다.

1개당 10만원 전후하는 그 가격만 봐도 명백하다.

도시 전체 가로수를 계산하면 그 돈 엄청날 거다.

아마도 가로수는 자라지 않는 죽은 나무나 쇠꼬챙이를 꽂아 놓는 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아님 망가져야 일이 생기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깊은 뜻에선지…

행정에서 보는 시각이나 업자의 시각이나 똑같이 철근, 벽돌같은 자재로 밖에 보이지 않는 공통점의 산물일 것이다.

펠릭스 데니스의 나무 철학은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나무가 생명체인지도 모르는가 보다.

그래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도로포장 또 하고 나무 다시 심는 돈은 어디서 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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