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기를 해결해 보고자 동창회가 나섰다. 먼저 시대의 흐름에 맞게 옛날 이름부터 바꿨다. 무려 5년의 건의를 통해 농업학교로선 전국에서 처음으로 변경했으며 비슷한 처지의 학교들이 뒤따랐다. 주효했다. 정원이 채워졌다. 이어 시대의 흐름에 맞게 학과를 개편해야 대학 진학 및 사회진출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골프특기생 양성을 위한 골프학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골프학과를 통해 인재를 배출해 내려면 골프연습장이 필요했다. 골프연습장을 신축해 유료 개방하면 수익금으로 학교운영에도 도움이되니 일석이조였다. 동창회가 주축이돼 골프연습장 신축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골프연습장을 주민에게 개방해 수익을 내는 제주고(구 제주농고)를 비롯해 전국의 사례를 찾아 다니며 8년간을 뛰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교육청 18억원, 강원도 5억원, 원주시 5억원 등 모두 28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2013년 마침내 현재의 학교부지에 골프연습장을 완공했다. 민병희교육감은 법에 의한 개방을 약속했고 원주시도 5억원 지원조건에 시민개방을 핵심으로 포함했으며 국민체육진흥을 위하여 지역주민에게 개방을 조건으로 설치되는 체육시설임을 감안, 적극 개방하여야 한다는 협약서까지 체결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3조 3항은 학교 체육시설은 학교 교육에 지장 없는 범위에서 개방하여야 한다고 명시된 대한민국 법이다.
그런 꿈을 갖고 태어난 골프연습장은 2년째 방치되다 시피하고 있다. 골프관리과 첫 신입생 37명은 3학년인 현재 11명밖에 되지 않고 전문 지도교사도 없다. 당초 학과 개설당시의 취지가 무색하다. 지역주민 개방 원칙도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에서 학생 교육용으로 사용하라는 지시 때문이다. 골프연습장 운영비도 학교 운영비로 충당하라고 했다. 동창회가 나서서 골프연습장 건립 숙원사업을 이뤄냈던 당시의 취지를 살리려고 동분서주 애쓰고 있지만 허사다. 그러다보니 애꿎게 학교측과 감정 대립의 골까지 생겼다. 대한민국에서 학교 동창회와 모교측이 서로 헐뜯는 곳은 여기뿐일 것이다. 이 모든 게 납득할 수 없는 도교육청 행정때문이다. 민교육감이 풀어야 한다. 국민의 혈세 28억원을 들여 지은 골프연습장이 이러다간 고철덩어리로 전락할 상황이다. 당초 취지대로 골프관리과 학생 양성도 못하고 개방도 아니하니 망가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원주시도 개방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시예산 5억원을 회수해야 한다. 학교 발전을위한 골프연습장이 혈세 28억원만 버리고 관련 교육도 망치고 동문회와 모교간 갈등까지 조장하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결자해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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