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
[살며 사랑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
  • 임길자
  • 승인 2019.06.02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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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길자〈정토마을 원장〉
△ 임길자〈정토마을 원장〉

당나라의 유명한 재상이었던 魏征(위정)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평상심을 유지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에 감사할 줄 알아야만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리석은 한 젊은이가 부친의 유산을 물려받았다. 사방이 튼튼한 울타리로 둘러쳐진 포도밭으로, 그 안에는 울창한 포도나무들이 가득했다. 그는 울타리에는 포도가 열리지 않으니 없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젊은이는 포도밭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울타리를 베어버렸다.

얼마 후, 포도밭의 포도나무들이 점점 망가져 갔다. 울타리를 베어버리자 사람과 짐승들이 마음대로 포도밭에 들어와 나무를 짓밟았기 때문에다.

젊은이는 그제야 깨달았다. 비록 포도가 열리진 않지만 포도밭을 보호해 주는 울타리도 포도나무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은 꽃이 아무리 예뻐도 잎이 없으면 곧 시들어버리고, 아무리 좋은 포도밭이라도 울타리가 보호해 주지 않으면 망가져버린다는 것은 진리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주변에 사람들이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저마다의 역할로 그 사람의 울타리가 되어주기도 한다. 정치적으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을 보면, 말없이 그를 도와주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요즘 사회적 분위기로 보아 정치적 성공이 가능할 까 싶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소리에 자신을 낮추고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정치인도 분명히 있다. 그 사람들의 역시 저마다의 위치에서 성숙하게 살아가는 주변인들을 볼 수 있다.

눈물과 땀과 사랑으로 키워주신 부모님이 아니고는 우리가 지금 이 세상에 있을 수 없고, 훌륭한 선생님들의 알뜰한 보살핌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어찌 이 시대의 건강한 어른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겠는가? 부모님에게서 우리는 성숙한 관계의 중요성을 배우고, 선생님들의 응원과 지지를 통해 우리는 타인을 익혔다. 그들은 우리 각자의 삶을 꽃피우게 하는 비옥(肥沃)한 대지이며, 공기이고 산소였다.

아무리 똑똑하고 잘난 사람일지라도 혼자서는 훌륭한 리더로서의 자리에 올라서지 못한다. 누군가의 지지와 응원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그 자리가 확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든 정상의 자리에 섰을 때 반드시 자신을 도와준 가족과 친구, 동료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배려와 도움이 있었기에 성공 또한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다. 그 무엇보다도 개인에게 부여된 자유와 개성이 앞서 있는 세상이다. 그렇다고 개인의 이기심으로 타인을 불편하게 하거나, 공정한 눌이 아닌 독단적 행위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주위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개성만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남다른 개성을 맘껏 발휘하여 꽃을 피우게 하는 것은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관계의 힘이 반드시 작용했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만이 희망인 것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던가! 많은 사람들이 인맥이 가장 큰 재산이라고 말한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시설은 10년전에 개원(開院) 하였다. 노인성 질환으로 직접케어가 필요한 어르신들을 안전하게 모셔드리고, 아울러 가족들의 부양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국가의 보조금과 사회복지법인의 출연금으로 설립되었다. 키가 작고, 힘이 약하고, 걸음걸이가 느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집이라서 욕심도 별로 없다. ‘함께라는 이름으로 어울려 그냥 지금 이 순간을 귀히 여기며 살아간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하루도 성의를 다해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은 듯 주어진 일상에서 서로의 눈 안에 비춰진 모습에 성의를 다하며, 한바탕의 웃음 뒤엔 언제나 눈물도 있었기에 내일을 기다리기 보다는 오늘에 충실할 뿐이었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친절한 관계 속에서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가 일궈낸 작품이며, ‘내가 아닌 우리들의 힘이었음을 알기에 지난 10년의 굽이 길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의 착한 미소가 더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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