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 칼럼]당근마켓과 오팔세대
[이재구 칼럼]당근마켓과 오팔세대
  • 이재구
  • 승인 2020.05.1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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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구 변호사
△ 이재구 변호사

집에 애물단지같이 자리만 차지하는 의자, 옷 등 물건을 사진을 찍어 앱에 올린다. “무료로 드립니다. 와서 직접 가져가세요”, “라디에이터 상태 좋은 것인데 5천 원에 드려요” 갑자기 채팅창에 불이 난다. “저는 자취생인데 꼭 필요한 물건이에요. 부탁드립니다”, “저도 줄 서 봅니다” 수많은 온라인 쇼핑 앱 가운데 가장 핫 하다는 ‘당근마켓’이야기이다.

최근 서울에서 모 대기업 부사장님을 만났다. “요즘 핫한 당근마켓 아세요? 제주도에서 제일 이용이 많대요”라고 하니 “제주도는 못가봤고 서울은 마켓이 어디에 열리는데?”라고 물어보신다. 당근마켓이라는 앱은 초등학생부터 50, 60대 중 장년층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데 아직도 모르시는 분이 있기는 하나보다.

요즘 기사에 의하면 온라인쇼핑 앱 가운데 월평균 실행횟수와 평균 체류 시간에서 1위를 차지한 당근마켓은 번개장터, 쿠팡, 옥션 등 대형 브랜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 앱은 지역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까운 이웃들끼리 직거래를 할 수 있어 이웃간의 소통도 할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나눠 쓰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앱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젊은 층이 아니고 30대부터 6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40대가 29.5%, 50대 이상이 22.4%로 나타났다.

이제 50, 60대는 모바일 세상은 더 이상 젊은 사람들의 공간이 아니다. 50, 60대의 인터넷 이용율은 50대의 경우 97%를 넘고 60대는 80%를 넘는다. 2019년 50대들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도 3.1GB였는데 이는 3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2019년 한달 기준 국내 전체 유튜브 사용시간의 26%를 50대 이상이 사용했다고 한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한국전쟁 직후 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 1955년부터 1963년까지 태어난 사람을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한 해 80만 명이 넘는 사람이 태어났고 인구 규모는 711만 명이다. 이들은 포함한 50, 60대의 세대는 대한민국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세대를 오팔세대(Old people with Active Lives)라고 부른다. 58년 개띠를 의미하기도 하고, 퇴직하여 은둔하지 않고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는 보석같이 빛나는 세대를 의미한다. 노년층이라고 하지 않고 신중년층이라고 부른다.

27년간 순대국밥 집을 운영하다가 60대에 모델을 시작하기도 하고, 요리를 즐기던 50대 후반의 평범한 주부가 집밥 레시피를 올리는 유튜버가 되기도 한다. 사딸라 아저씨 김영철, 야동순재, 꽃할배, 박막례와 같은 시니어 셀럽이 다수 등장하였다.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면서 50, 60대의 고객 비중이 5~6년전에는 17%였던 것이  27%까지 올랐다고 한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보헤미안랩소디, 미스트롯, 미스터트롯도 오팔 세대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50, 60대에 대한 조사 결과 유연성, 성취감, 재미 등 자아실현 부분을 중시한다는 비율이 50대는 55%이상, 60대는 70% 이상이 나타났다. 결혼이 늦어지고 자녀 양육비가 증가하면서 50대의 일자리는 안정적인 수입확보가 우선이지만, 60대가 지나면서 젊을 때보다 더 소중해지는 시간을 느끼게 되고 젊을 때보다 더 소중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밀레리얼 세대가 사회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외치는 사람들도 오팔 세대의 사회적 위치, 영항력에 다시 한번 주목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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