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22) 작품번호 이야기 (下)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22) 작품번호 이야기 (下)
  • 최왕국
  • 승인 2020.08.16 22: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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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한양음대]
△최왕국 작곡가 [한양음대]

작품번호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op.’는 17세기 후반부터 사용되었기 때문에 바로크나 고전파 초기 작곡가들의 곡들에는 다른 작품번호가 사용된다. 또한 ‘op.’는 악보가 출판된 순서대로 매겨진 번호이기 때문에, 작곡된 순서와 다른 경우도 많다. 

낭만파 시대의 작곡가들의 경우에도 생전에 출판 번호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경우, 사후에 그것을 정리한 학자들이 있었고, 주로 그 학자들의 이름을 따서 만든 작품번호가 존재한다.

작품번호에 관한 이야기는 본 칼럼 55회에서도 간단하게 소개됐지만, 직전 칼럼인 121회에서는 더욱 자세한 내용을 다루었고, 오늘은 그 나머지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 다섯 번째로 소개할 작곡가와 작품번호는 헨델(Georg. F. Handel, 1685-1759)의 ‘HWV’이다. 헨델의 작품번호는 바하의 그것과 거의 비슷한 배경지식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독일어로 ‘Handel Werk Verzeichnis'의 약자이며, 베른트 바젤트(Bernd Baselt, 1934-1993)가 정리했다.

▶ 여섯 번째로 소개할 작곡가와 작품번호는 ‘피아노의 왕’이라 불리는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의 ‘s’와 ‘피아노의 시인’으로 추앙받는 쇼팽(F. Chopin, 1810-1849)의 ‘op.’이다.

쇼팽의 작품은 대부분 ‘op.’ 번호로 분류가 되지만, 쇼팽의 유작을 정리한 ‘크리스티나 코빌라니스카(Krystyna Kobylańska)’에 의해 붙여진 ‘KK’라는 작품번호도 가끔 쓰인다.

리스트의 경우에는 초기 몇 작품 정도에 ‘op.’ 번호가 쓰이긴 하지만, 보통은 ‘설’ 번호가 널리 쓰이고 있다. ‘설’ 번호는 음악학자인 ‘험프리 설(Humphrey Searle)’이 자신의 이름 첫 글자를 따서 ‘S’라고 붙인 것이다. 그 외에도 ‘뮐러(R. C. Mueller)’와 ‘에크하르트(M. Eckhardt)’가 정리한 LW. 번호도 간간히 쓰이고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대조가 되는 두 사람...
쇼팽은 ‘op.’를, 리스트는 ‘op.’가 아닌 것을 작품번호명으로 쓰는 것도 또 하나의 흥미로운 비교 대상이다.

▶ 일곱 번째로 소개할 작곡가와 작품번호는 ‘비발디(Antonio L. Vivaldi, 1678-1741)’의 ‘R’이다.

비발디의 작품번호는 ‘R’ 또는 ‘RV’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비발디의 음악들을 발굴, 정리하여 발표한 덴마크의 음악학자 ‘리옹(Peter Ryom, 1937)’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것이다.

▶ 여덟 번째로 소개할 작곡가와 작품번호는 슈베르트의 ‘D’이다.

낭만파 시대의 작곡가들은 주로 ‘op’ 번호를 사용하지만, 슈베르트의 작품에는 주로 ‘D’ 번호가 사용된다. 슈베르트의 작품을 정리한 음악학자 ‘도이치’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따 온 번호명이다.

슈베르트의 작품에도 ‘op.’ 번호가 쓰이는 경우가 있지만, 아예 작품번호가 없는 경우도 많고, 있더라도 순서가 뒤죽박죽이라서 ‘도이치’가 정리한 ‘D’번호를 주로 사용하며, ‘op.’와 ‘D’를 병기하기도 한다.

오늘 감상곡인 슈베르트 피아노 3중주 2번도 ‘op.100’과 ‘D.929’를 병기하여 썼으며, 이 곡의 다른 연주를 검색해 보면 ‘op.’나 ‘D’ 중 하나만 쓰는 경우도 많다. 

이 작품은 영화나 드라마, TV광고 등의 배경음악으로도 자주 쓰이고 있어서, 첫 부분만 들어도 ‘아하 이 음악’ 할 정도로 대중들에게 매우 친근한 멜로디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추고 있는 명작이다.

원래 이 동영상은 1악장부터 연주되고 있지만, 유튜브 링크 주소나 QR 코드를 찍으면 바로 2악장부터 나오도록 해 놓았다.

https://youtu.be/8V7BiWlKrvI?t=1043  (클릭)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며, QR scan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

한편 브람스는 22세때 교향곡 제1번(op.68)의 작곡을 시작하여 21년이 지난 43세에 완성했다. 그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작곡을 시작한 다른 작품들보다 훨씬 뒤쪽의 번호가 주어졌다.

브람스의 꼼꼼한 성격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며, 작품번호를 통해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음악의 뒷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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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데 2020-08-18 06:21:02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유익한 내용부탁드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