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이 역사이고, 관광자원이다
인물이 역사이고, 관광자원이다
  • 김대중
  • 승인 2015.11.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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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777.jpg▲ 김대중<언론인>
 
지난 10월22일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최규하 전대통령의 9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강원도 출신의 첫 대통령 최 전 대통령은 원주에서 태어나 원주초등학교를 나왔다. 비운의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그를 한 단어로 표현하기를 흔히 청렴 공직자의 표상으로 삼는다. 그런 공직자 문화만 제대로 정착됐으면 대한민국은 벌써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을 것이다. 그런데 원주는 청렴의 표상으로 삼는 최 전 대통령을 보는 눈이 형편없다 못해 창피한 수준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그를 어떻게 보는지는 그날 추도식이 가장 극명하게 보여줬다. 원주에서 참석한 기관단체장은 없었다. 원창묵시장, 이상현시의장, 김기선.이강후 국회의원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말이다. 시의회 한상국부의장이 참석했을 뿐이다. 작년에는 원 시장만 참석했다. 올해는 대전 현충원 의장대도 의전을 해주지 않았다. 외부에선 국무총리 출신의 모임인 국총회와 노무현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화환이 다였다. 최문순지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꽃만 보냈다.

최 전 대통령의 추도식이 이렇게까지 초라해진 이유는 뭘까. 현 정부까지 이런 형편없는 의전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지역의 힘이다. 강원도라는 이유라고 본다. 그런데 더 큰 이유는 바로 우리 강원도와 원주 사람들 자신이다. 스스로 그런 대우를 받을 짓을 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시장은 물론 시의장, 국회의원 등 지역의 지도자란 사람들조차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정부는 물론 외부 인사들이 관심이나 갖겠냐는 말이다. 그날 추도식에 개인적으로 참석했던 한 원로께서는 매우 개탄스러워했다. ‘창피스러웠다’고 한마디로 심정을 말했다. 110여명 참석자중 문중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재단법인 최규하대통령기념사업회 주관으로 2,30명 참석했다. 얼마전 흥업에 문을 연 동양철학의 태두 김충렬선생님의 중천철학도서관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에서 처음 생긴 철학 전문도서관이다. 건물은 자그마하지만 철학도서관이란 의미와 상징은 엄청나다. 하드웨어는 작지만 소프트웨어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중천도 원주출신이다. 그런 대학자가 원주 출신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원주의 복이다. 원주를 대한민국 철학의 도시로 만들수 있다. 인문학의 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다. 자연스럽고 쉽게 대한민국 최고의 품격있는 인문학의 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여기서 중천이란 철학자를 콘텐츠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다양한 학술행사도 얼마든지 만들어 낼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기미는 보이질 않는 것 같다. 주위에 관심있는 분들로부터 그래서 안타까움이 커가고 있다.

원주는 역사와 문화의 고장이다.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이래 원주는 늘 그 중심이 됐다. 남한강 물길과 치악산 때문이다. 역사는 인물이다. 역사는 사람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역사를 만드는 수많은 인물들이 원주에 있기 때문이다. 원주서 태어났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사람들이 원주에 살고 인연을 가졌느냐이다. 역사는 소프트파워 시대의 경제이다. 돈이다. 역사와 문화는 1석3조의 자산이다. 도시 품격도 높이고 시민의 자긍심도 키우고 돈도 벌수 있다. 우리지역만이 갖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기리고 선양해 활용하는 것이 지역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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