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n’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소나 양 등의 ‘뿔’을 뜻하며, 요즘엔 자동차의 경적 소리도 ‘Horn’이라고 한다. ‘크락숀(Klaxon;클랙슨)’이라는 단어도 쓰이긴 하지만 그건 회사 이름으로, 한국에서만 쓰이는 단어라고 한다.

악기에 쓰이는 ‘Horn’이라는 명칭은 넓은 의미에서의 ‘Horn’과 좁은 의미에서의 ‘Horn’이 있다.

1) 넓은 의미의 ‘Horn’

옛날 양치기 목동들은 뿔을 개조하여 ‘뿔피리(뿔나팔)’를 불었다. 그러한 유래(由來)로 인하여 입으로 부는 악기들에 ‘Horn’이라는 명칭을 쓰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입으로 부는 모든 악기들을 통틀어 ‘Horn’이라 하며, 이것이 바로 넓은 의미의 ‘Horn’이다.

2) 좁은 의미의 ‘Horn’

‘혼(Horn)’이라는 단어는 관악기 이름에서 종종 접미사처럼 쓰인다. 대표적인 예로 ‘프렌치 혼(French Horn)’이 있는데, 바로 이 ‘프렌치 혼’을 좁은 의미에서의 ‘Horn’이라고 한다. 보통 ‘Horn’이라고 하면 넓은 의미의 ‘Horn’보다는 좁은 의미의 그것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지면 관계상 ‘프렌치 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다룰 예정이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프렌치 혼’을 독일식 발음으로 ‘호른’이라고 읽는데, 이렇게 ‘호른’이라고 읽으면 좁은 의미의 Horn을, ‘혼’이라고 읽으면 대체로 넓은 의미의 Horn을 뜻하기도 한다.

3) ‘혼(Horn)’이라는 접미어가 붙은 악기들

그 외에도 ‘알펜 혼(Alpen Horn)’, ‘바셋 혼(Basset horn)’, ‘잉글리쉬 혼(English Horn)’, ‘플뤼겔 혼(Fluegel Horn)’ 등이 있는데, 이렇게 ‘Horn’이라는 접미어가 붙은 악기들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악기들과 비교해서 간단히 설명하여 이해를 돕고자 한다.

① ‘알펜 혼’은 조선 후기 곰방대와 비슷하게 생긴 악기로서 본 칼럼 서두에서 언급한 ‘목동들이 소나 양의 뿔로 만들어 불던 악기를 말한다. 악기의 길이가 성인 남성의 2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

② ‘바셋 혼’은 클라리넷族(Clarinet Family)의 악기로서, 클라리넷 보다는 크고, 클라리넷 보다 아랫소리가 난다. 이 악기의 특징은 관 아랫부분과 Bell(나팔) 사이에 나무로 만든 직사각형 모양의 상자가 있는데, 상자 안에는 세 번 감겨져 있는 관이 있어서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관의 길이가 훨씬 더 길다.

③ ‘잉글리쉬 혼’은 오보에族(Oboe Family)의 악기로서 오보에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오보에 보다는 더 크고, 입으로 무는 ‘리드’ 부분에서 관까지 가는 목(neck) 부분이 꺾여져 있다. 악기가 오보에보다 길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악기를 잡기 편하도록 살짝 구부려 놓은 것이다.

④ ‘플뤼겔 혼’은 트럼펫과 외관이 비슷하지만 트럼펫보다 관이 더 길고 나팔 부분도 더 넓다. 소리는 트럼펫과 트롬본의 중간쯤 된다고 하지만, 트럼펫에 좀 더 가까운 편이다. 트럼펫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소리를 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오늘 감상하실 곡은 ‘척 맨지오니(Chuck Mangione, 1940 ~ )’의 작품 ‘Feel so good’과 ‘산체스의 아이들(Chidren of Sanchez)’이다. ‘척 맨지오니’는 이탈리아계 미국 태생의 현존 최고의 재즈 뮤지션으로서, 1976년 미국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작곡상과 1978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팝 연주상을 수상한 전설적인 트럼펫 연주자 겸 작곡가이다.

두 곡 모두 라디오나 TV 등 방송 프로그램의 시그널 뮤직과 배경음악(BGM)으로도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음악에 관심이 많지 않은 분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곡이다. 두 곡 모두 ‘플뤼겔 혼’으로 연주되었기 때문에, ‘플뤼겔 혼’의 음색이 궁금했던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https://youtu.be/wXDxF1BvlqM?t=46 (Feel so good)

https://youtu.be/NVSTNDsftek (산체스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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