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제3의 시민’ 관계인구에 주목하자
[문화칼럼]‘제3의 시민’ 관계인구에 주목하자
  • 전영철
  • 승인 2020.12.1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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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전영철 [한국지역창생연구소장]

팬데믹을 거치면서까지도 강원도에 지역소멸론이 찾아왔다. 농·산·어촌지역의 인구감소와 고령화, 접경 평화지역에서의 절대적인 군인인구 감소와 함께 지역의 성장동력인 인적자원이 고갈되고 청년인구의 유출이 더욱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2016년부터 일본 지역개발부문에서 제기되고 있는 관계인구(關係人口, relation population)가 우리나라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 2∼3년 후면 관계인구는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트렌드용어가 될 것이다. 이미 전남 강진, 충남 서천, 경남 남해 등지에서는 한 달 살기 프로젝트가 지자체 차원에서 인기를 끌면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시대 한적한 곳을 찾아 휴가 겸 그 지역 사람들 속에서 유유자적하며 생활관광을 즐기는 것이다.

관계인구는 어떠한 개념이기에 일본 지역에서 도입되었고 우리의 지역연구자나 정책연구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일까? 지역특산품 구매, 지역발전기금 납부, 정기적인 방문자, 지역 현지 자원봉사자, 2지역 거주 등으로 발전하는 정주인구 외에 타 지역 사람들과의 다양한 연결 방법의 하나로 관계인구 개념의 접근이다. 이는 여행자를 단순히 관광으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추구하는 개념에서 벗어난 협의의 관광의 ‘교류인구’와 심리적 장애물이 높은 이주하는 ‘정착인구’의 이분법적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의 팬을 만들고 지역의 과제해결에도 관여할 수 있는 지역 외의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넓히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도야마현의 응원시민제도, 니이가타현의 고향학습 체험, 후쿠이현의 도시인재 행복프로젝트 사업, 나가노현의 산촌유학, 아키타현의 전통가옥 만들기, 홋카이도의 고향 서포터즈 사업 등등 총무성이 중심이 되어 관계인구 창출모델시업을 실행하고 있다. 그중에 눈을 꾸는 것이 4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아와오도리 춤축제 참여팀과 자원봉사 스텝을 관계인구화하는 계획도 꽤 흥미로운 프로젝트이다.

어쩌면 원주의 혁신도시에서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직원들이나 원주의 대학의 학교로 통학하는 학생들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이제는 관광의 양적 숫자를 추구하는 시대에서 원주를 찾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시대로의 전환이 급속하게 전환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소멸시대 여행자를 단순방문자로 보는 관점이 아닌 지역의 주체적인 제2의 시민으로 보고 더욱 진화된 개념으로 대하고자 하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공정여행이나 마을관광 개념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관점에서 관광객을 제2의 시민으로 보고 그 지역의 윤리규범을 지키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책임관광(responsible tourism)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세계관광기구(UNWTO)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설정하여 관광에 적용하고 있는 과잉관광(over tourism)의 대응전략이 있다. 2017년 덴마크 코펜하겐이 제시한 ‘The end of Tourism’의 ‘사는 사람이 계속 행복하기 위한 관광을 목표로 한다’라는 개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욕구 5단계설 마지막 최고단계로 자아실현의 욕구가 가장 높은데 코비드-19 이후 관광여행이 ‘자아실현의 욕구’에 근접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원주는 역사문화와 자연이 공생하는 도시로 ‘공동창조도시(Co-creation Town)’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 현지에서 식자재를 구매하거나 음식을 사 먹고, 지역장인이 만든 수공예기념품을 구매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원주는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날로 개선되고 있고 도시문화와 전원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또한 국립공원과 유수의 자연휴양림, 천혜의 산림자원과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해 관계인구를 유치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앞으로 지역활성화의 제3의 전략으로 이 부분에 대한 많은 관심과 전략수립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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