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辛丑年,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자
[기고]辛丑年,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자
  • 이만희
  • 승인 2021.01.10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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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강원도개발공사 사장 (전 원주시 부시장)
이만희 강원도개발공사 사장 (전 원주시 부시장)

辛丑年, 소의 해가 밝았다.
한 해가 가고 오는 것은 시절의 흐름이지만, 코로나19가 뒤흔들고 있는 세상에 ‘소의 해’를 맞는 느낌은 각별하다. 새해의 시작은 손흥민 선수의 100호골로 힘차게 열었지만, 곧이어 1월 4일부터 17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발표가 이어졌다.

2020년 한 해는 지구적 혼돈과 공포가 함께 한 해였다.
1월 4일 기준으로 보면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220개국에 8,400만 명에게 감염되어 183만 명이 숨졌다. 우리나라도 6만 4,000명에게 감염되어 980여명이 안타깝게 생명을 잃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사람으로서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학창 시절 선생님이 ‘사람 인(人)’자를 가르쳐 주시면서 사람과 사람이 의지하는 모습을 표현한 글자라고 가르쳐 주셨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는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코로나19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벌려 놓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대비하는 가장 핵심적인 정책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닌가. 

코로나19가 처음 들어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우리 사회는 변하지 않은 것이 없다. 모두가 변했고 모든 것이 변했다. 사람이 모이지 못하니 지역에 돈이 돌지 않고, 돈이 돌지 않으니 먹고 사는 것이 팍팍해졌다. 명절이 되면 친인척이 모여 덕담을 나누어야 하는데, 머릿수를 세어가며 만나는 세상, 손님 오지 말라고 빗장을 걸어 잠그는 세상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우리 사회는 IMF 외환위기, 리먼브라더스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모두 겪었다. 당시에도 사회와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충격을 주었는데 지금 세상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휘청이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쓰는 세상에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2021년은 소의 해, 호시우행(虎視牛行)하는 마음가짐을 제안한다. 호시(虎視)란 무엇인가. 호랑이의 시선, 시각이다. 호랑이가 먹이를 사냥할 때는 먼 곳에 있으면 소용이 없고, 호랑이 가까운 곳에 먹이가 있을 턱이 없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제 역량이 미치는 곳에 집중한다. 우행(牛行), ‘소의 걸음’은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소는 달리는 일이 없이 착실하게 차근차근 걸어간다. 느리다고 흉볼 일이 아니다. 빨리 가거나 서두르다가 낭패 보는 것보다는 훨씬 더 현명한 것이 소의 걸음이다.

코로나19 시대, 모두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역경제 불황, 관광사업 침체 같은 일들이 이제는 일상이 되고 있음이 분명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호랑이처럼 너무 먼 곳에 목표를 두지 말고, 소처럼 성실하고 착실하게 한발 한발 옮겨가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할거 같다.

두 번째는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를 이해하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우리의 생각과 사고에 깊이 박혀 있던 모든 것들에 점진적, 단계적 변화가 아닌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근원적인 변화는 세상과 접촉하는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지금까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을 피하자는 ‘언택트(untact)’가 대세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세가 되면서 온라인으로 세상에 접속하는 ‘온택트(ontact)’세상이 새로운 흐름이 되어 가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를 불러온 환경오염에 대한 생각과 행동, 교육 시스템, 원격 근무 또는 재택 근무로 인한 업무 방식의 변화, 기업들의 혁신, 국내 여행의 확대 등 모든 분야가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아직도 코로나19의 기세는 누그러지지 않고 있지만, 다음 달이면 백신이 접종된다고 한다. 지난해까지가 코로나19의 정점이었다면, 올해는 인류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세기적 전환점일 것이다. 辛丑年, 이 위기를 잘 극복해서 모두에게 기회가 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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