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33) 악성(樂聖) 베토벤 (2)
[최왕국의 클래식 이야기] (133) 악성(樂聖) 베토벤 (2)
  • 최왕국
  • 승인 2021.01.2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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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작곡가]
△최왕국 [작곡가]

‘베토벤’은 17세 되던 해에 당시 음악의 중심지였던 ‘빈(비엔나)’으로 간다.

그런데 여기서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는데, 그것은 바로 ‘빈’이라는 도시의 이름에 관한 이야기다. 클래식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 어느 도시보다도 자주 등장하는 ‘빈’은 각 나라마다 여러 가지 발음으로 불리는 관계로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빈’은 오스트리아의 수도로서 인구는 200만이 조금 안되며, 도나우강이 도시 내부를 관통하고 있다. 독일어로는 ‘Wien(빈)’, 영어로는 ‘Vienna(비엔나)’, 프랑스어로는 ‘Vienne(비엔)’ 등으로 불린다. 가끔 ‘비엔나’라고 발음하는 사람에게 “비엔나가 아니라, 빈으로 읽어야 맞는 거야”라며 훈계하듯 말하는 분들을 봤는데, ‘빈’도 맞지만 ‘비엔나’도 틀린 건 아니다. 물론 오스트리아의 도시이니, 독일어 발음으로 읽는 것이 좋기는 하다.

같은 맥락에서 ‘도나우강’도 영어식으로 발음하면 ‘다뉴브강’이 된다. 도나우강은 다국적으로 길게 흐르는 강이기 때문에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등 각 나라마다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17세에 ‘빈’에 입성한 베토벤은 그때부터 ‘본격적인’ 음악 교육을 받기 시작했고, 그가 22세 되던 해(1792)에는 ‘피아니스트’로 활약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베토벤이 그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가 ‘빈’으로 가기 전, 즉 ‘본(Bonn, 서독의 옛 수도)’ 시절에도 음악가로서 꽤 많은 활동을 했으며, 그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스승을 만난다. ‘네페(Neefe)’ 선생을 만난 것이 그의 나이 10대 초반의 일이었으며, 궁정 예배당의 오르가니스트와 비올라, 합시코드 연주자 등으로도 일했다. ‘WoO’라는 작품번호가 붙은 작품들 중 많은 곡들이 바로 이 시기에 작곡된 것들이다.

참고로 베토벤의 작품번호명으로 쓰이는 ‘WoO’는 ‘작품번호가 없는 작품(Work without Opus number)’이라는 뜻이며, 총 200여개의 곡이 이에 해당된다. (본 칼럼 121-122회 참조)

‘WoO’가 붙은 작품들은 ‘Opus’ 넘버로 정리되지 못하고 발견된 순서대로 정리됐기 때문에, 작곡 연도와 일련번호가 일치하지 않으며, 베토벤 초기 작품들은 물론, 베토벤 생애의 말년인 1824~1826년 사이의 작품들도 꽤 많이 포함되어 있다. 

베토벤의 작품들 중 대중들로부터 극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엘리제를 위하여’도 ‘WoO.59’로서 1810년에 작곡된 곡이며, 본 칼럼에서도 자세히 언급한 바 있다. (본 칼럼 17회 참조)

오늘 감상하실 베토벤의 작품은 ‘WoO.70’번인 ‘6 Variations for Piano in G major’이다. 1795년 작품이니 베토벤의 ‘빈’ 시절 초창기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곡은 피아노를 초중급 수준까지 배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연주해 봤음직한 유명한 작품이며, 피아노를 배우지 않은 분들도 자주 들어본 익숙한 멜로디다.

이 곡은 ‘파이지엘로(G. Paisiello)’의 오페라 ‘물방앗간의 처녀’에 나오는 2중창 ‘허무한 마음 (Nel cor piu non mi sento)’ 멜로디를 주제로 하여 6개의 변주곡을 붙인 곡이다. (변주곡에 관한 설명은 본 칼럼 16회 참조)

링크된 영상에서 눈에 뜨이는 것은 바로 ‘Elisey Mysin’이라는 신동 피아니스트의 예사롭지 않은 손맛이다. 흔한 표현이지만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소리”가 어린 나이를 무색하게 한다. 마치 베토벤의 어린 시절을 보는 느낌? 유튜브에서 ‘Elisey Mysin’으로 검색하면 많은 연주 동영상을 만날 수 있다.

https://youtu.be/F0YcWXpO8zg (클릭)

휴대폰으로 위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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