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역한 물약 대신, 알약과 맹물만 먹으면 대장 내시경 준비 끝
[기고] 역한 물약 대신, 알약과 맹물만 먹으면 대장 내시경 준비 끝
  • 박본일
  • 승인 2021.05.30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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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본일 [세인트병원 내과 원장]
△박본일 [세인트병원 내과 원장]

우리나라 의료 환경상 내시경 검사에 대한 접근성은 사실 높은 편이다.

위내시경 검사는 정부에서 40대 이후 2년마다 시행하도록 권고 및 지원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20-30대, 심지어는 10대 분들도 증상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으며 일정 시간의 금식만으로 검사를 준비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은 검사 방법이다. 실제로 위내시경 검사를 비수면(수면제를 투여 받지 않고 깬 상태에서 검사를 받는 경우)으로 진행하는 경우 병원에 와서 내시경 검사를 받고 필요 시 약을 처방받아 병원에서 나갈 때까지의 과정이 1시간 이내에 이루어 질 수 있을 정도로 그 절차가 간단하다.

하지만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경우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일단 대장 내시경 검사는 단순히 금식하는 것과는 다른, 검사 전날부터 ‘장정결’을 해야 하는 다소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이 ‘장정결’의 과정에서 복용해야 하는 ‘장정결제’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탤런트 이영자가 “내가 평생 먹어본 음식 중 가장 맛이 없다”고 할 정도로, 대장내시경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있어 일종의 수준 높은 과제로서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이 번거로운 과정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꺼리게 되는 분들이 많으며, 위내시경 검사는 1년마다 받아도 대장 내시경 검사는 한 번도 받은 적이 없거나 지나치게 검사 간격을 길게 갖는 분들도 많은 실정이다. 

하지만 약 1년 반 전, 획기적인 대장내시경 장정결제가 등장했다. 가루를 물에 풀어 복용해서 일종의 ‘비린 맛’, ‘역한 맛’이 느껴지는 기존의 장정결제 대신, 일정량의 알약을 맹물과 같이 복용하기만 하면 되는 장정결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 장정결제는 기존의 장정결제보다 그 효과가 열등하지 않으며,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분들도 복용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장정결제보다 복용해야 하는 물의 양도 2.5리터 정도로 적은 편이다. 임상 연구 결과 환자들이 복용하기 편하고 맛도 괜찮다고 느껴 재사용 의지가 기존 액제(물약)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다. 이 알약 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는 기존 장정결제와 비슷해서, 이전에 대장내시경을 알약이 아닌 기존 물약으로 준비했던 분들께는 충분히 이 새로운 알약 장정결제 사용을 권해드릴 수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 안으로 직접 카메라를 집어넣어 점막을 관찰 하기 때문에 CT검사나 초음파 검사와는 다른 영역에서 충분히 그 필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대장암에 대한 걱정을 덜어낼 수 있는 면에서 아직은 대장내시경보다 나은 대체 검사가 없는 실정에서, 획기적으로 편리하고 부담 없이 검사를 준비할 수 있는 ‘알약 장정결제’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하는 의사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환자 모두에게 좋은 옵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원주 세인트병원에서는 기존의 물약은 물론 이 새로운 ‘알약 대장 장정결제’를 사용하여 대장내시경 검사가 가능하며, 내시경 검사에서 관찰하는 것 자체 못지않게 중요한 용종 절제술 및 조직검사도 가능하다. 이와 병행하여 위내시경 검사에 있어서도 ‘위내 점액 제거제’ 사용 옵션도 제공하여 타원에서보다 검사 시간이 짧으며, 점막 관찰의 정확도가 높다. 위내시경 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같이 받는 경우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한 번의 진정제 투여만으로 두 가지 검사를 동시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위내시경 검사를 할 때가 된 분이라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병행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 봄직하다.

내시경 검사에서 관찰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광학 기술이 물론 근간을 이루지만, 그 검사의 준비 및 관찰에 있어 보조 역할을 하는 제제들이 개발되고 개선되는 것은 내시경 검사의 의미를 더욱 강화시키는 점이라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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